지난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나루히토 일왕 생일 축하연에서 기미가요(君が代)가 연주된 데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윤석열 정권의 굴종 외교를 상징하는 치욕적인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이 1945년 해방되기 전 일제시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각국 주재 일본 대사관에서는 일본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기미가요를 연주하는 의식을 여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지금까지 일왕 생일 축하 행사는 열렸지만 반일 감정을 고려해 국가 연주는 없었다. 일본 대사관 측은 "대사관 주최 행사에서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일 관계 개선 흐름 속에서 국가를 연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행사장에서는 기미가요와 함께 애국가도 연주됐다.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침략과 지배 역사를 상기하며, 자국 내 일본 대사관의 기미가요 연주를 보이콧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가 일본 대사관 주최 행사에서 기미가요가 연주된 것을 두고 "일제시대" 운운하는 것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표를 얻기 위해 '위안부 문제'를 굴종 합의라고 비판했지만 해결책은 하나도 내놓지 않았다. 문 정부 고위 인사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죽창가'를 들고나와 반일 감정을 부추겨 수출입 기업들에 큰 피해를 주었다. 이 대표의 "일제시대" 운운 역시 자신에 대한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와 국회 체포 동의안 표결을 '반일 감정'으로 돌파하려는 얄팍한 시도라고 본다. 이 대표 주장대로 지금이 일제시대인 것 같다면, 어떻게 애국가가 기미가요와 함께 연주된다는 말인가. "일제시대" 운운하는 수준이니 그에게 과연 국가 정치 지도자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 대표에게 묻고 싶다. 만일 일본 주재 한국 대사관이 광복절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연주했는데, 일본 제1야당 당수가 "한국이 해방된 줄 알겠다. 도쿄 한복판에서 애국가를 연주하다니!"라고 한다면 말이 되겠는가. 이 대표의 발언이 이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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