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려 스위스은행서 1300억 현금화

입력 2023-02-18 13:07:15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스위스 은행을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공소장을 통해 권 대표가 지난해 5월부터 테라 생태계에서 약 1만개의 비트코인을 빼돌려 이를 수시로 현금화하고 있으며, 현금화한 자금은 스위스 은행에 예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4천달러 대로, 1만개면 모두 2억4천만 달러, 한화로는 3천억원에 달한다.

또 자금 중 일부를 법정화폐로 인출하고 있는데, 작년 6월부터 이날까지 스위스 은행에서 1억 달러(1천3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했다고 설명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순식간에 폭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줬던 '테라 사태'가 발생한 시점이 지난해 5월이었다. 이 때부터 권 대표는 꾸준히 비트코인을 빼돌리고 현금으로 인출해 온 것이다.

전날 SEC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계획적으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기를 벌인 혐의로 권 대표를 기소했다.

SEC는 "권 대표가 2018년 4월부터 상호 연결된 디지털 자산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로부터 수십억달러를 모금했으며, 이 중 다수는 등록되지 않은 증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때문에 최소 400억 달러(약 52조원)의 시장 가치 손실이 발생했다"며 "권 대표가 투자자들을 반복적으로 오도했다"고 밝혔다.

권씨는 '테라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9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공항을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그는 "나는 절대 숨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도주를 부인했다.

한국 검찰은 지난해 9월 투자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권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최근 세르비아에 권 대표 신병 확보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