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우상화 나선 北…백두혈통 상징 백마까지 등장

입력 2023-02-12 21:38:19

'백두혈통 상징' 백마로 군 통수권자 딸 지위 과시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우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개최된 행사 열병식에서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다.

12일 조선중앙TV에 따르면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 화면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포착됐다.

조선중앙TV는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있다"며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는 김정은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백두산 일대를 달린 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사랑하는 자제분' 표현이 김주애를 지칭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주애가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거느리고 있고 그의 말이 열병식에 참여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군 통수권자인 김정은의 딸이자 정통성 있는 백두혈통 4세대임을 공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김주애를 후계자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 고위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지난해 11월 초 2년 만에 북-러 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서 민생물자 대신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용 말 수십 마리를 가장 먼저 반입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러시아 언론은 고가로 알려진 러시아산 오를로프종 준마가 북한에 우선 반입됐다고 보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열병식에서 김정은의 '백두산 군마' 바로 뒤에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준마'를 공개하고, 참석자들에게 '김정은 결사옹위'와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열창하게 함으로써 '후계자 책봉식'을 연상케 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