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달려가 1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 튀르키예 유학생들 눈물

입력 2023-02-07 19:05:58 수정 2023-02-07 21:33:53

가족 통화 후 가슴 쓸어내려…SNS 통해 실시간 상황 확인
지진으로 통신이 안 되는 상황…행방을 알 수 없어 답답해 하는 사람 많아

7일 대구 중구의 한 카페에서 튀르키예 출신 유학생 파티흐(경북대학교 컴퓨터공학부 23세) 씨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튀르키예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7일 대구 중구의 한 카페에서 튀르키예 출신 유학생 파티흐(경북대학교 컴퓨터공학부 23세) 씨가 매일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튀르키예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어머니와 영상통화를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믿을 수가 없고 눈물만 나요.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고국으로 달려가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요."

튀르키예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고국의 참사를 한국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튀르키예 유학생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유학생들은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이웃들의 아픔에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6일(한국시간)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방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파와 여진으로 구조 작업이 더뎌지면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세계 각국에서 구조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한국의 시차 때문에 뒤늦게 참사 소식을 접했다는 경북대 컴퓨터공학부 파티흐(23) 씨는 피해 소식을 접한 이후 한 시도 핸드폰을 놓지 못했다. 그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올리고, 주변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생생히 전하고 있다"며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쯤 부모님과 통화로 자세한 상황을 전해 들었다는 계명대 일반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2학기생 카야에다(23) 씨 역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가족들은 지진이 난 곳과 떨어진 곳에 살아서 피해가 심각하지는 않다"면서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가족들도, 튀르키예 사람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고 알렸다.

튀르키예 유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적극적인 구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야에다 씨는 "튀르키예는 지금 겨울이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추위에 떨고 있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도 없다. 사람들이 지낼 장소와 생필품 등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피해를 키운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시리아 내전으로 대다수 건물의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을 꼽았다. 카야에다 씨는 "이런 참혹한 일이 다른 땅에서도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모두가 힘써야 한다"며 "당장은 구조가 필요하지만, 이후에는 피해가 반복되지 않게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티흐 씨 역시 "작은 손길이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내 조국의 상황을 사람들이 많이 알고 물리적 지원이든 금전적 지원이든 적극적으로 도와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