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대구경북(TK)에서 팽팽한 대치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을 기반으로 하는 김 후보는 TK 보수층을 결집시켜 수도권으로 북상하려 하고, 수도권을 거점으로 둔 안 후보는 TK를 교두보로 PK까지 남하하려는 탓에 TK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스스로 '울산 출신의 부산 사람'이라고 규정하는 김 후보는 PK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PK발(發) 남동풍을 꾀하고 있다. 울산 4선인 김 후보는 부산 3선인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일찌감치 김장연대를 맺으며 '안방' 표심을 다져왔다.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최근에는 '보수의 심장' TK 표심 구애에 돌입, 전통 보수층 공략에 적극적이다. TK와 PK를 포괄하는 영남에서 대세론을 구축한 후 최종적으로 수도권 표심까지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후보의 이 같은 북상 전략이 수도권으로부터 남하를 꾀하는 안 후보와 TK에서 가파른 대치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도권 경쟁력을 자신하는 안 후보는 수도권발(發) 북서풍을 통해 생물학적 고향 PK까지 지지세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TK 교두보 확보가 필수다. 안 후보는 부산 출신이지만 서울대 의과대학 진학 이후 수도권에서 활동했고, 정계 입문 이후 서울과 경기에서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PK,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TK에선 팽팽한 접전 양상이다. TK 한 국회의원은 "TK 당원들이 아직은 특정 후보에게 쏠리지 않고 있다. TV 토론회 등 남은 선거 일정에 따라 당심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전당대회에서 TK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TK가 전체 당원 중 약 20%를 차지함에도 당 대표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하며 구심력을 상실했지만 김기현·안철수 후보 중 한쪽으로 지지세가 쏠리면 최종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TK에서 두 후보 모두 나름의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후보는 TK 친윤계의 지원 사격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TK 지지세를 흡수할 여지가 크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당시 대구에서 자원봉사를 한 데 대한 지역 내 보은 정서가 있는 데다, 인지도 또한 높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 내 갈등에 대해 TK 당원들이 '분노 투표'를 할 가능성과 윤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을 지지하는 '전략 투표'를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전자일 경우 안철수 후보를, 후자일 경우 김기현 후보를 선택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TK 당심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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