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尹 없이 행사부터 모임까지…연일 광폭 행보

입력 2023-02-04 13:10:35

단독 행사 참석·여권 내 의원 및 국무위원 배우자들과 오찬 가져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이슬람 관습에 따라 여성들이 머리를 감싸는 샤일라를 착용하고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이슬람 관습에 따라 여성들이 머리를 감싸는 샤일라를 착용하고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일 단독 행사부터 모임을 주관하면서 '조용한 내조'를 청산하고 '적극적인 내조'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전날인 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제3회 수어의날 기념식'에 윤 대통령 없이 단독으로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안녕하세요'를 수어로 표현하고 농인들과 직접 대면 인사를 나눴다. 또 김 여사는 "여러분들의 손은 서로를 이어주는 목소리다. 그 목소리가 어디서나 더 잘 보이도록 제가 손을 잡아드리겠다"며 격려했다.

김 여사가 단독으로 공식 행사에 나섰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여사는 지난달 11일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을 때에도 윤 대통령 없이 상인들을 만났다.

당시 김 여사는 양말 300켤레를 구매하고 한 점포에서는 어묵과 국물을 맛보면서 상인들을 격려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에서 단독으로 참석해 신년 덕담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최근 해외 순방을 다니다 보니까 해외 정상들께서 저에게 한국 디자인과 한국 문화, 한국 패션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물어보고 관심을 가진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여권 내 여성 의원들과 식사 자리도 가지면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다. 주로 한남동 관저로 각계 인사들을 초대해 오찬을 갖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에는 국민의힘 여성 의원 10명을 초대해 함께 식사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선·김미애·김정재·배현진·양금희·이인선·조은희·황보승희·조수진 의원이 참석했고, 짜장면을 먹으며 약 2시간 동안 시간을 가졌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여권 여성 비례대표 의원 11명을 초청했다. 이달 1일에는 대통령실 선임 행정관급 이하 직원 30명을, 2일에는 장관 등 국무위원 배우자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김 여사는 식사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국정 운영에 힘쓰는 각계 인사들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여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다. 특히 김 여사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을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 등이 불거지자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통령과 다름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김 여사가 서문시장을 찾고 난 뒤에 민주당 측은 "김 여사는 대선 전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가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다" 등 맹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