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아교육·보육 통합, 미래 세대 위해 반드시 관철돼야

입력 2023-02-01 05:00:00

정부는 지난달 30일 유아교육·보육 통합(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취학 전 영·유아들이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차이를 단계적으로 없애 두 기관을 통합하는 게 뼈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한 만 0~5세 대상 영·유아 교육·돌봄기관은 2025년 출범한다. 두 기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어린이집 교사 자격과 시설 기준 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은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보통합은 1990년대부터 제기됐다. 모든 영·유아가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차별 없이 받으려면 두 기관을 통합해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보통합은 복잡한 이해관계와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실행되지 못했다. 지난해 말 교육부를 중심으로 정부 내부에서 두 기관을 합치자는 합의가 이뤄지면서 유보통합이 급물살을 탔다.

유보통합에는 난제가 많다. 교사 자격 기준 및 양성체계의 통합은 '뜨거운 감자'이다. 유치원은 학교의 일종이고,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이다. 두 기관의 교사 양성체계와 자격, 처우, 입직경로(入職經路) 등이 다르다. 일부 유치원 교사들은 유보통합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추가 재원 확보도 어려운 과제이다. 정부는 현재 따로 집행되는 유치원·어린이집 지원 예산 15조 원과 유보통합에 필요한 추가 재원 등을 합쳐 '교육·돌봄 책임 특별회계'를 신설키로 했다. 추가 재원 규모는 2026년부터 매년 2조1천억~2조6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유보통합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추진됐다. 국민적인 공감도 얻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시행되지 못했다. 교육계에선 '유보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이다. 통합 과정에서 이해관계 조율이 정책 성공의 열쇠이다. 국가는 양질의 교육·보육 환경을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 유보통합은 그런 차원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다. 정부는 국민 여론 수렴 및 홍보, 갈등 조정, 면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선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