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대장동 사업 1공단 공원화 분리, 이재명이 하라고 했다"

입력 2023-01-27 19:44:05

대장동 재판 증언…"유동규, 천화동인 1호 두고 말 달라져"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가운데)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의 비용 부담을 덜어준 성남 수정구 1공단 공원화 사업 분리를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결정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이었던 정민용 씨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1월 1공단 분리를 이재명 시장에게 보고한 뒤 결재받았나'라는 김만배씨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시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1공단 분리가 이미 승인됐다고 들었는데, 이재명 시장이 설명을 듣더니 '분리 개발은 안 된다, 그러면 공원화를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며 "그래서 1시간가량 토론을 거쳤고 결국 이 시장이 분리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장동 사업은 당초 대장지구 개발과 성남 수정구 1공단 공원화 사업이 결합된 방식이었지만 2016년 사업을 분리하면서 대장동이 먼저 개발됐다. 그 덕분에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은 사업 초기 2천억원에 달하는 1공단 수용보상금 차입 부담을 덜었다.

정씨는 다만 김씨의 변호인이 "민간 사업자 측에서 증인에게 '성남시장에게 1공단 분리를 결재받아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나"라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정씨는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 중 한 명인 남욱씨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인물로, 대장동 사업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다. 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하도록 공모지침서를 작성해준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앞선 공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서 '천화동인 1호는 형들의 노후 준비'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는데, 이날 법정에서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이) 처음에는 천화동인 1호를 자기 것이라 했지만, 3, 4개월 지나면서 본인 재산이라기보다 본인이 관리하는 재산이라는 뉘앙스로 바뀌었다"며 "그러다가 나중에는 '형들 노후자금'이라고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변호인이 "유동규 피고인이 말한 '형들'이 누군가"라고 묻자 정씨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포함된 걸로 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재차 "이재명 대표도 포함되나"라고 묻자, 정씨는 "그 당시엔 당연히 포함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