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헤라자드 사서의 별별책] <54>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입력 2023-01-26 12:57:33 수정 2023-01-28 06:55:04

황보름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황보름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황보름 지음/클레이하우스 펴냄

고백하건데 나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서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읽기 시작한 책읽기는 대학교와 성인까지 이어졌다. 주위 친구들의 추천으로 사서가 됐으니 어찌 보면 나는 꿈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으면 안된다는 말처럼 사서가 되면서 나는 책과 자연스레 멀어졌다. 여느 직장인처럼 버거운 삶의 무게에 책을 열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또 책을 만지는 직업이다 보니 책에 대한 그리움도 해소돼 독서에 대한 열정도 점점 옅어져 갔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성인독서회를 담당하게 됐을 때 일이다. 독서회를 만들기 위해 회원 모집부터 시작해서 독서회 이름을 짓고 독서회 운영을 위한 교육도 별도로 받았지만 처음 진행하는 독서회인지라 시행착오가 많았다.

본인 이야기만 하시다가 가시는 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무참히 짓밟고 가시는 분도 있었고, 책은 읽어오지 않아 책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이 다른 이야기만 늘어놓고 가시는 분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분들에게 상처받거나 토론의 밀도가 떨어진다고 독서회를 떠나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반대에는 꾸준히 독서회를 나오시면서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기쁨을 얻어가는 분도 많았다.

나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시 읽게 된 책에서 조금씩 독서에 대한 기쁨을 찾았다. 한 달에 한 번 그렇게 책을 읽고, 회원들을 만나다 보니 어느덧 3년의 시간이 흘러 있었다. 그리고 또 보직이 바뀌어 독서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독서회에 참여하게 됐다. 다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소소한 기쁨이 되살아나고 있다. 독서회 말미에는 도서관에 대해 필요한 부분이나 쓴소리도 많이 해주시길 요청 드리고 있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추천책으로 꼽은 이유도 이 책이 마치 독서회와 똑닮아서였다. 휴남동 서점은 사람들이 모이고 감정이 모이고 저마다의 이야기가 모이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공간으로 탄생한다. 독서회도 그렇다. 다양한 사람이 모이고 저마다의 품평이 모이면서 누군가에겐 배움의 터, 안식의 터로 변모한다.

책을 읽거나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에 정답이 없다. 하지만 책을 좋아한다면 도서관에 있는 독서회를 이용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내가 싫어하거나 읽지 않는 책을 보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대신 편향된 독서습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며 한층 다채로운 책읽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또 부지런하지 않은 스스로를 독려하는 긍정의 비타민이 될 수 있다.

가까운 공공도서관, 그 곳 독서회에 들려보시길 바란다.

이동욱 태전도서관 사서
이동욱 태전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