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아저씨의 세계여행기] 산과 계곡의 땅 “싸바이디! 라오스”

입력 2023-01-25 14:10:12 수정 2023-01-25 17:59:17

도시마다 다른 매력, 2월까지 여행하기 좋아요

라오스 국민 대다수는 불교를 믿는다.이른 아침 거리에는 딱밧행렬(우리는
라오스 국민 대다수는 불교를 믿는다.이른 아침 거리에는 딱밧행렬(우리는 "탁발"이라 일컫는)을 만날 수 있다.

코로나가 진정국면에 들자 다시 여행이 시작되면서 많은 분들이 가까운 동남아를 비롯해 여러 여행지로 떠나고 있다. 혹한이 기승을 부리는 이맘때 따스한 인도차이나반도의 내륙산악국가 라오스 추억에 잠겨본다..

라오스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에 둘러싸인 내륙산악국가로 수도는 비엔티안으로 약 760만명의 대다수 국민이 불교를 믿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5시간이 소요되는 직항편이나 대구에서 방콕을 경유해 버스나 비행기로 비엔티안이나 루앙프라방으로 가기도 한다. 11월에서 2월까지가 건기로 여행하기 좋은 시기이다.

무비자 1개월 입국가능하고 주요관광코스는 비엔티안-방비엥-루앙프라방을 많이 찾는다. 다만 도로사정이 많이 미흡해 도시 간 이동시 장시간의 버스여행이 필요한 점을 미리 알아두자.

경비는 카드와 100불짜리 달러를 준비하여 환전을 하면되고 카드는 사용이 제한적일 경우가 많으며 공산품을 제외한 현지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7층의 개선문의 의미로 지어진 비엔티안의 바뚜사이공원
7층의 개선문의 의미로 지어진 비엔티안의 바뚜사이공원
라오스 화페에 그려진 탓 루앙사원.
라오스 화페에 그려진 탓 루앙사원.

◆평화로움이 넘치는 비엔티안(Vientiane)

비엔티안은 동남아에서 가장 작은 수도로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기는 딱 좋은 곳이다. 첫날은 메콩강가에 있는 대통령궁, 7층의 개선문의 의미로 지어진 빠뚜사이공원, 화폐에도 나오는 탓 루앙사원, 그리고 호 프라께우사원 등 시내 사원들을 돌아본 뒤에 저녁에는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메콩강가의 레스토랑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라오맥주(LAO BEER) 한잔으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다. 라오스는 번화한 곳이 아니라서 조용히 천천히 즐기는 곳으로 바쁠 필요가 없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상쾌한 거리를 걸어 메콩강변으로 나가면 스님들의 딱밧행렬(우리는 "탁발"이라 일컫는)을 만날 수 있다.새벽거리를 줄지어 지나가는 스님들에게 일찌감치 나와서 무릎꿇고 기다려 정성껏 준비한 밥과 반찬, 과일 심지어 돈을 공양하는 모습은 사뭇 경건하다.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의 평화로움이 아침거리에 넘치고 이를 바라보는 이방인 역시 삶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딱밧행렬은 숙소에서 전날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비안티안 거리 곳곳에는 맛있는 열대과일이 즐비하다.
비안티안 거리 곳곳에는 맛있는 열대과일이 즐비하다.

시내투어는 자전거를 렌트해 지도 한 장 들고 다녀도 충분히 다닐 수가 있으며 사원을 방문할 경우를 대비해 노출이 심한 바지나 윗옷은 삼가고 물티슈를 준비하면 맨발 입장 후 발을 닦을 때 도움이 된다.

자전거를 타고가다 더우면 즉석에서 짜주는 사탕수수 쥬스도 마셔보고 노점상에서 과일을 사보는 것도 좋다. 망고스틴의 가격이 엄청 싸고 형편없이 생긴 오렌지도 향이 짙고 맛있다. 라오스는 농산물 가격이 특히 저렴하여 과일을 실컷 먹어볼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야시장을 찾아 구경해보고 근처 현지식당에서 국수인 카우쏘이를 먹거나 찐 찰밥인 카우니아우를 손으로 떼어 먹어보면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방비앵 강가의 라오스 풍경. 우리나라의 70년대 시골 농촌을 연상케 한다.
방비앵 강가의 라오스 풍경. 우리나라의 70년대 시골 농촌을 연상케 한다.

◆엑티비티를 즐기는 방비엥(Vang Vien)

비엔티안에서 버스로 4시간정도 달리면 닿는 방비엥은 젊은이들이 액티비티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지만 외곽지를 오토바이나 뚝뚝으로 돌아보며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도 있는 곳이다. 석회암 카르스트지형으로 형성된 이곳은 맑은 강과 높은 산이 주는 경관, 그리고 여러개의 푸른호수와 석회암동굴을 품고있어 항상 젊은이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여름철의 강원도 동강을 떠올리게 하는 곳으로 래프팅을 하기도하고 튜빙이라고 해서 자동차튜브를 타고 강을 따라 내려오기도 하며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버기카를 대여해서 블루라군으로 신나게 다녀오거나 짚라인을 즐기기도 한다.

방비엥 강가에서 대나무배에서 노는 아이들.
방비엥 강가에서 대나무배에서 노는 아이들.

이른 아침이면 거리의 노점상에서 아침식사를 파는데 숙소로 가지고 오거나 거리에 앉아 먹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중심가에는 다양한 음식과 술을 파는 레스토랑, 까페를 비롯해서 여행자들을 위한 상가와 숙소가 불을 밝히고 여러나라에서 온 젊은이들을 맞이하고 있어 불편한 점은 거의 없는 편이다.

검은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며 등교하는 라오스 학생들.
검은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타며 등교하는 라오스 학생들.

대부분의 동남아국가들처럼 라오스의 학생들은 우리도 그러했듯이 교복을 입고 다니는데 검은 치마와 바지에 흰 브라우스나 셔츠를 입고 등교하는 모습은 정말 순수하게 다가왔다. 전통시장 방문은 비단 방비엥이 아니더라도 늘 흥겹고 재미있는 법. 버스터미널 가는 길에 있으니 시간이 되면 구경해보자. 여행객이라서 그런지 일반가게보다 특별히 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으나 좌판에서 먹는 국수는 그런대로 맛있었던 것 같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문화유산인 루앙프라방(Luang Prabang)

라오스의 북쪽에 위치한 루앙프라방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비엔티안으로 수도가 정해지기 전까지 수도의 역할을 해온 라오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북방의 장미"라고 불린다. 방비엥에서 버스로 6~7시간이 소요되고 비엔티안까지는 슬리핑 버스로 약 1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므로 비엔티안으로 돌아올 때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꽝시폭포의 계단식 호수
꽝시폭포의 계단식 호수

이곳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고색창연한 구 시가지를 둘러보는 일이고 다음으로 메콩강과 꽝시폭포 그리고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는 것이다.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 도심의 나지막한 언덕인 푸씨산 328계단을 올라 일출과 함께 아침안개 속에 보이는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한눈에 시가지 전체가 들어온다. 멀리 비행장과 메콩강, 남콴강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힌 다음 푸씨산을 내려와 왕궁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담장옆에 붉게 핀 부겐빌레아와 바나나꽃송이가 이국적으로 다가온다.

푸씨산에서 본 루앙프라방시내
푸씨산에서 본 루앙프라방시내

아침식사로 많은 식당과 노점에서 닭을 넣고 끓인 쌀죽을 파는데 저렴하기도 하고 우리 입맛에도 맞다. 호캄왕궁 옆 골목에 있는 새벽시장은 규모도 크고 강에서 잡은 물고기와 농산물 그리고 온갖 생필품들 이외도 야생동물이나 조류, 파충류들을 식용으로 파는 모습은 꽤나 충격이었다.

호캄왕궁은 프랑스 식민정부시절 씨싸왕웡왕의 거주지로 만든 곳으로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커다란 종려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길은 포토포인트로 인기가 많다.

프랑스 식민정부시절 씨싸왕웡왕의 거주지로 만든 호 캄 왕궁.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랑스 식민정부시절 씨싸왕웡왕의 거주지로 만든 호 캄 왕궁.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호캄왕궁 다음으로 루앙프라방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꽝시폭포를 빼놓을수 없다. 석회석이 녹아 이루어진 층층의 계단식 웅덩이는 밝은 에메랄드호수가 되어 여행객을 반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중국의 구채구나 터키의 파묵칼레를 떠올리게 하며 라오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라고 불릴만하다.

이곳에서는 수영도 가능하니 미리 수영복을 준비해서 아쉬움이 없도록하자. 계단식 호수를 올라가면 폭포의 시작점이 나오는데 거기서 내려다 보는 경치 또한 절경이다. 폭포 입구에 식당과 매점이 있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꽝시폭포에서 돌아오면 저녁에는 시사방봉거리에서 야시장이 열리는데 거리의 일정구간을 야시장으로 조성해서 민예품, 먹거리, 각종 장식품들을 팔고 있다.동남아의 야시장이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곳에는 예쁜 수공예품들이 많았다. 유명한 조마베이커리가 근처에 있어 커피와 프랑스풍의 맛있는 빵, 피자, 패스트리를 먹을 수 있으므로 들러볼만하다.

여행은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야한다. 바쁨을 잊으려고 떠나오지 않았는가! 라오스는 그곳에 사는 이들의 마음이 되어 천천히 평화롭게 그렇게 다녀오는 곳이다. 그래서 10시간이 넘는 비포장길도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는 곳이다.

박철우
박철우

박철우 자유여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