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요구일 하루 늦춰 이재명 "28일에 출석"

이 대표 "잘못 없지만 또 오라고 하니 조사 받겠다"…민생챙기기 강조하며 휴일을 출석일로 선택
지난 10일 출석 당시 세 과시 비판 의식한 듯 28일에는 변호사 한 명만 대동하기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장 청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두 번째 출석요구에도 응하기로 했다. 다만 시기는 검찰이 요구한 27일이 아니라 토요일인 28일로 하루 늦췄다. 평일에는 당무와 의정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0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조사를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었다. 28일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게 된다. 이 대표는 28일에는 변호사 한 명만 대동하고 출석하기로 했다.

당내에서 불출석 건의가 많았음에도 이 대표가 정면 돌파를 선택한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선 검찰 출석이 정치 이벤트화하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오후 마포구 전통시장인 망원시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형식적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아무 잘못도 없는 저에게 또 오라고 하니 제가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틀 전인 16일 이 대표 측에 오는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었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검찰은 정치보복과 사건조작, 정적 제거를 하느라 일반 형사사건 처리를 못 해 미제사건이 쌓여도 아무 상관없겠지만 저는 국정, 그리고 당무를 해야 되겠다"며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니 27일 아닌 28일에 출석하겠다"고 출석일을 휴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현역 국회의원 40여 명을 동행한 것을 두고 여권은 물론 당내 일각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의식한 듯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서 당당히 맞서도록 하겠다"며 "우리 당 의원분들은 그 시간에 당무에, 국정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환조사의 핵심이 될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선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부담 하나 없이 성남 시민을 위해 (민간의 개발 이익을) 환수한 것이 배임죄입니까"라며 "뭐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당내 만류에도 출석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검찰 출석에 대한 의미부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중이 담기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과 출석 여부를 두고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오히려 검찰조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 대표로선 '정치보복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조사는 내게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라는 이미지를 지지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더불어 대북 송금 의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오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