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과 무슬림들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사원 건립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무슬림에 맞서 주민들도 최근에는 돼지 바비큐 파티를 여는 등 악화일로다. 폭력 시비로 양측 모두 경찰의 조사를 받는 등 감정의 골마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 단체의 국제적 환기로 외신까지 주목하자 급기야 정부가 사태 파악에 나섰다.
대구 북구청이 대현동 경북대 서문 주택가에 이슬람 사원 건립을 허가한 건 2020년 9월이다. 같은 해 12월 건립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북구청은 이듬해 2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법적 다툼이 이후 1년 6개월 동안 이어졌고 대법원은 무슬림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 북구청의 첫 대응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건축 허가에 현장을 살필 의무는 없다던 북구청이었다.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만사가 통하는 건 아니다. 종교시설은 여느 시설과 다르다. 특히 문화적 이질감이 큰 시설 건립에는 인근 주민 여론을 들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크다. 이런 사정에도 주민 반발을 님비현상의 일종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야멸친 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적 이슈로 부각시킨 이들의 비판도 온당치 않다. 주민들은 일대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다. 다른 지역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대현동만 유별나다는 식의 접근은 더 큰 반발만 부를 뿐이다.
얼굴을 맞대고 자주 보면 마음이 열릴 거라는 일각의 권고도 있다. 그러나 갈등의 골이 얕지 않은 현재 상황이다.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라고 설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슬림들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스며들려 노력했는지 돌이켜볼 필요도 있다. 달서구 죽전동에 있는, 대구에서 가장 큰 이슬람 커뮤니티센터도 시작은 가정집 규모였다. 공간을 조금씩 확보해 시설을 확대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슬림들도 가정집이 몰려 있는 현재 공간을 고집할 것만은 아니다.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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