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 2년…중앙정부 개입, 해결 방안 모색

입력 2023-01-16 10:28:39 수정 2023-01-17 13:42:57

문체부 '종무관실' 18일 대구 방문 예정, 현장상황 파악 및 지자체 의견 등 청취 전망
법적 공방 끝났으나 갈등 수위는 더 높아져… 외신 주목, 국제기구 청원 등 부담된 듯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며 연말 큰잔치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에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며 연말 큰잔치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DB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구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에 결국 중앙정부까지 개입할 모양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종교 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종무관실'이 오는 17일 대구를 찾아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16일 문체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문체부에서도 대구 이슬람 사원 문제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 접한 상황이다. 18일 오후 대구에서 지자체를 포함해 관계자들 의견을 청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정도고, 현 상황에서 문체부가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식의 해석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갈등은 국제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인다. 최근 이와 관련한 주요 외신보도나 국제기구 청원까지 이어지자 지역 주민들의 건축민원에서 촉발한 문제에 중앙부처까지 관심을 갖게 됐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갈등은 사원 건축주가 착공 허가를 받은 2020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사 과정에서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북구청은 2021년 2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공사중지명령 취소 소송 끝에 건축주가 대법원 상고심에서까지 모두 승소했다.

양측의 법적 다툼은 최종 결론이 났으나 건축주와 인근 주민들의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해 8월 주민들이 공사 자재를 실은 차량을 몸으로 막으면서 공사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건축주 측은 주민들을 고소하고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갈등이 도리어 증폭됐다.

급기야 지난해 11월부터는 주민들이 공사 현장 앞에 돼지머리를 내놓거나, 돼지고기를 대량으로 조리해 나눠먹는 등 이른바 '돼지머리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에서 돼지고기 식용을 금기시하는 것을 염두에 둔 행위다.

이슬람 사원 건축주에게 우호적인 시민단체 '대구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해 23일 'UN 종교와 신념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에 긴급 구제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3월에는 뉴욕타임스, 지난 11일에는 프랑스 르몽드에서 다루는 등 해외에서까지 주목받는 상황이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문제를 지역사회 자체 역량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전국적, 국제적 뉴스가 된 것은 대단히 창피한 일"이라며 "주민들의 지나친 혐오표현도 문제가 있지만, 그 이전에 행정기관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할 일이다. 늦었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