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문턱 높인 중국, 한·미·일 갈라치기

입력 2023-01-12 14:34:51 수정 2023-01-12 14:40:36

중국이 한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중단을 통지한 10일 오후 광주 북구 중국비자서비스센터가 운영 시간이 지나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중단을 통지한 10일 오후 광주 북구 중국비자서비스센터가 운영 시간이 지나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한·일 국민의 비자 발급을 일부 중단한 상황에서 미국·호주와 항공편 운항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이 최근 미·중 관계 관리에 나서고, 호주와 '해빙'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문턱을 높인 한국·일본에 10일부터 중국행 비자 발급을 상당 부분 중단한 데 이어 이튿날 양국에만 중국 내 공항 경유자에 대한 3일 또는 6일간의 무비자 체류 프로그램 적용을 배제하고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취했다. 한일 두 나라를 겨냥한 이들 조치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차별적 조치의 실제 상황에 입각한 대등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본에 대한 중국의 이번 입국 규제는 한국에 대한 조치보다 훨씬 강력하다. 한국에는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지만, 비즈니스 목적의 상용 비자는 지방 정부 초청장이 있으면 발급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뒀다. 180일 이상 체류하는 유학·취업·친지 방문도 아직은 막히지 않은 상태다.

반면, 일본에 대해선 일반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외교·공무·예우를 제외한 모든 비자 발급이 올스톱 된 것이다. 일본이 최근 반격 능력을 3대 안보 문서에 명기하고 13일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방위 지침을 전면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규정을 강화한 미국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코로나 19의 제약을 받아온 양국 간 항공편 운항 정상화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중국민항국 운수사 량난 사장은 10일 외국 상공계 인사들과의 간담회에서 "민항국은 항공편 운항 재개 과정에서 미국 민항 주관 부문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중·미간 항공편의 순조로운 운항 재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호주를 오가는 항공편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중국 항공사들이 호주행 항공편을 급속도로 늘리고 있어 호주 방문 중국 여행객이 급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남방항공은 이달 30일부터 광저우 출발 항공편을 매일 운행하고, 중국국제항공·동방항공 등도 호주행 항공편을 주 3회로 늘릴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한·미·일 '갈라치기' 양상으로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맞선 중국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미중 전략 경쟁에서 한국이 '중립 지대'에 머무르도록 하려는 중국의 강온 양면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중국 내 코로나 19 확산세 속에 비자 발급 제한 등이 장기화할지, 조기에 종료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