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단기비자 발급 전면 중단… 대구경북 기업체 여파 우려

입력 2023-01-10 17:21:27 수정 2023-01-10 17:42:10

주한중국대사관, 10일 상업무역·관광 등 단기비자 발급 중단 발표
대구상의 "중국진출 기업 우려, 한중 갈등 막을 외교적 해법 필요"

주한중국대사관이 10일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국민에게 당분간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다. 사진은 한국국민 중국 단기비자 발급 중단 관련 주한중국대사관 위챗 게시글. 연합뉴스
주한중국대사관이 10일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국민에게 당분간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다. 사진은 한국국민 중국 단기비자 발급 중단 관련 주한중국대사관 위챗 게시글. 연합뉴스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에 대한 보복 조치다. 당장 대구경북 기업체 사이에서는 상업무역 비자 발급 중단 여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주한중국대사관은 10일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국내 지시에 따라 오늘부터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방문, 상업무역, 관광, 의료 및 일반 개인 사정을 포함한 한국 국민 중국 방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기 사항은 한국이 중국에 대한 차별적인 입국 제한 조치 취소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한국 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에 입각한 것"이라며 "중국 측 조치에 대해서는 양국 외교채널을 통해 사전 소통이 이뤄졌다.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중국 측에 전달하고 계속 긴밀히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등을 고려해 중국발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과 항공편 추가 증편을 제한하고,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다. 중국은 중국발 입국자 방역 조치를 강화한 국가들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 왔으나 실제 보복성 조치를 시행한 건 한국이 처음이다.

단기비자 발급 중단 대상에 상업무역 비자가 포함되자 대구경북 기업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중국에 현지 공장을 둔 기업을 중심으로 업무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며 "미‧중 무역 갈등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이 감소한 어려운 상태인 만큼 한‧중 경색 국면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외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경북 구미, 포항 등 경북의 기업체들도 비즈니스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심규정 구미상공회의소 경제조사팀장은 "구미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아 단기비자로 중국을 왕래하는 바이어들도 꽤 있어 비즈니스 악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경계했고,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도 "현지 사무실을 가진 중견기업보다는 소규모 사업체의 피해가 먼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지역 여행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은 전통적인 중국 여행 비수기인 데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도 불안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구-중국 항공 노선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구국제공항 거점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그동안 매주 목요일 운항하던 대구-연길(옌지) 노선을 5일부터 운항하지 않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대구-연길 노선은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도 주 1회 운항을 유지했을 정도로 인기 노선이었으나 정부가 인천공항으로 항공기 입국을 일원화하면서 중단됐다.

주요 여행사도 당장의 취소·연기 사태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련 상품도 거의 내놓지 않는 실정이다. 대구 관광협회 관계자는 "중국 여행 상품은 3년 전부터 계속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비자 중단으로 인한 영향도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