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장문 발표에 앞서 소란 계속되자 "쉿"

입력 2023-01-10 17:06:13 수정 2023-01-10 20:59:32

10일 성남지청 출석하며 2천300자 입장문 읽어…"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
"세수 아끼고 일자리 만들어 개인 주머니로 착복 불가능"
"검찰 공화국 횡포 이겨낼 것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 소환 조사를 '정치 검찰이 판 함정'으로 규정하고 검찰이 의심하는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이날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 대표는 청사로 들어가기 전 포토라인에 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었다. 약 2천300자 분량으로 다 읽는데 10분가량이 걸렸다.

이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거듭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두산건설 등 기업으로부터 160여억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의 건축 인·허가나 토지용도변경 등 편의를 줬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민이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면서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받은 광고비를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긴다"며 검찰 논리를 비판했다.

또 "아무런 개인적 이득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검찰의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은 그동안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검찰 공화국의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히 정치검찰에 맞서 이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입장문 발표에 앞서 주변 소음이 계속되자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입장문을 읽으면서 엷은 미소를 짓는 등 당당한 태도를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검찰 청사로 걸어가는 과정에서 인파에 밀리면서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