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준 지음/ 매일신문사 펴냄
"가는 곳마다 내겐 미지며 만나는 사람마다 첫 대면인 것이다. 누구도 나의 황폐한 과거를 모르며 영광도 모른다. 속박도 없고 간섭도 없다. 오직 자유만이 살아 있다."
중국 톈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까지 600일간의 기록을 담은 여행기 '자전거로도 지구는 좁다 : 중국 편'이 출간됐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수중사진을 찍어오던 저자는 2015년 예순이 넘은 나이에 여행용 자전거 '셜리'와 촬영 장비, 간소한 짐만 챙긴 채 중국에서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여행길에 오른다. 그냥 살아가나 여행을 하나 어차피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아파트 전세금이 종자돈이 됐다. 저자는 오지 않을 내일에 전전긍긍하기보다 오늘을 살기로 결심하며 중국으로 떠난다.
"여행 출발 일자가 가까워 오자 자전거 타기가 슬슬 싫어졌다. 이제 출발을 하면 원도 한도 없이 자전거를 탈것이니까. 가기 전에 좀 뒹굴자는 마음이었다. 그러면서 새삼 내 맘을 스스로 들여다본다. '그대는 왜 가는가?'라는 원천적인 물음부터, '각오는 되어 있는가?'라는 현실의 문제까지."
이번 편은 중국 베이징, 타이위안, 쿤밍 등을 거쳐 라오스 루앙 프라방에 도착하기까지를 담았다.
호기롭게 떠난 자전거 여행은 평탄한 순간보다는 어렵고 당황스러운 경우가 더 많았다.
저자는 중국 도착 첫날 공안국 건물 벽에 기대 비를 피하며 잠들거나, 중국어를 할 줄 몰라 비자 연장에 애를 먹었던 기억들을 소환한다. 잘못된 길로 가다가 헤매기도 했고, 때론 좁은 방에서 여러 명과, 때론 산비탈에서 텐트 치고 자야 했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 맛볼 수 있는 행복은 이런 역경들을 보상하기에 충분했다. 체력이 허락지 않아 원치 않게 쉬어가면서도 저자는 아름다운 풍광에 넋을 놓았던 기억을 전한다. 좋은 동반자를 만나 함께 여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 바디 랭귀지와 핸드폰의 도움으로 소통하는 대목에선 해외 여행 경험자라면 누구나 느낄 법만 공감을 이끌어낸다.
저자는 "여행은 결국 타지에서 타인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 타인들은 그들의 세상 속에서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며 여행을 풍성하게 해 준다"고 말한다. 354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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