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져 있는 파울러자유아메바(네글레리아 파울러리, Naegleria Fowleri)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안타깝게도 첫 사례가 사망 사례다.
▶26일 질병관리청은 태국에 4개월 동안 체류한 50대 남성이 지난 10일 귀국 당일부터 증상이 나타나 11일 뱡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이로부터 10일 후인 지난 21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아메바성 뇌염 원인병원체 3종류 원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이어진 분석에서는 기존 해외 보고 뇌수막염 환자로부터 검출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25도 이상 따뜻한 강과 호수, 온천 등에 서식하는데, 이어 도시의 수돗물 역시 오염시킬 수 있다.
주로 사람의 코를 통해 유입돼 뇌까지 접근, 뇌수막염이나 각막염 등 질환을 일으킨다. 사람 간 전파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거의 매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따른 사망 사례가 뉴스로 전해지는데,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다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많다.
올해의 경우 지난 10월 미드 호 국립 휴양지에서 10대 소년의 사망 사례가 확인됐고, 지난해 9월에는 텍사스 주 알링턴 시 한 공원 스플래시 패드(바닥 분수가 설치된 어린이 놀이터)에서 한 소년이 감염돼 사망했다. 또한 2020년 6세 소년, 2019년 10세 소녀 등의 감염 및 사망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예방법으로 물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에게 코마개를 씌우는 등의 방법이 알려져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최초 감염 사례도 미국에서 나왔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세계 첫 사례가 확인됐다.
이어 지난 2018년까지 381건이 보고돼 감염 사례 자체는 드물다.
그러나 걸리면 문제다.
감염 후 치사율이 95%로 알려져 있다.
그간 한국에서는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첫 사례 역시 사망자가 한국에서 감염됐다기보다는 장기 체류한 태국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일본, 대만 등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운 기후를 가진 지역이 있는 주변 국가들에서는 파울러자유아메바가 발견됐고, 실은 2017년 실시된 우리나라 상수원 조사 결과, 52곳 지점 중 6곳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되는 등 뇌 먹는 아메바가 우리 가까이 존재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수온이 많이 올라간 시기가 위험하다고 밝혔는데, 우리나라도 스플래시 패드 같은 일상 속 물놀이 문화가 대중화하면서 파울러자유아메바를 일상 속에서 접할 가능성이 적지는 않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의 여름이 점점 길어지는 아열대화 추이도 이번 첫 사례 사망자가 열대 기후인 태국에서 장기 체류한 점과 함께 감안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