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확산 박차! 대구·제주·경기·부산, IB 협의체 구성… 확산 위해 넘을 산은?

입력 2022-12-21 17:24:50 수정 2022-12-21 21:47:41

IB 도입 및 안정적 운영 위한 공동 실무 협의체 구성 계획 중
오는 22일 제주·경기·부산 교육감 대구 방문해 협의체 관련 논의
IB '전국 확산' 가능할까… "수능과 IB 시험 양립 방안 마련돼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사대부설중학교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사대부설중학교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 현장을 참관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를 중심으로 국내 공교육에 처음 도입한 '국제 바칼레로아'(IB) 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할 교두보가 마련됐다. 대구와 제주, 경기, 부산 등 4개 시·도교육감들이 IB 관련 공동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2019년 대구와 제주에서 시범·적용한 IB 교육의 확산이 본격화한 가운데, 현행 대학 입시 제도와의 공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제주·경기·부산 등 4개 시·도 교육감으로 구성된 'IB도입 및 안정적 운영을 위한 공동 실무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구축될 예정이다. 협의체는 각 지역에서 IB 도입과 운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 IBO에 공동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2일 각 교육청 교육감과 실무 담당자들이 대구시교육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IB 교사의 전문성 향상 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O에 공동으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안정적으로 IB를 운영하기 위한 협력 파트너로서 힘을 합칠 것"이라며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22일 논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국제 바칼레로아(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본부(IBO)가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국제 인증 교육 프로그램이다. 토론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며 평가는 논술형·절대평가 체제로 이뤄진다.

최근 IB가 공교육 살리기 방안으로 떠오르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1일 대구를 찾아 IB 인증 학교인 사대부중의 수업을 참관했다.

대구와 제주에 이어 경기도교육청과 부산시교육청은 각각 지난 9, 11월 각각 IBO와 IB 도입을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날 부산시교육청은 IB교육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IB 교육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교육 내 정착을 위해선 해결해야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IB 졸업자들이 대부분 지원하는 대입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하고, 또 수능과 IB 시험이 양립할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IB 최종 평가가 11월에 3주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IB 이수 학생은 수능 시험과 IB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IB 학생들은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일부 전형을 통해 국내 대학에 진학하거나, IB를 인정하는 해외 대학으로 눈길을 돌린다.

현행 초·중등교육과정 행정규칙에 따라 학교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교육과정이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IB 이수 학생들도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공교육 이수자이지만, 국가가 주도하는 대입의 일부 전형(정시)에 지원하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

책 'IB를 말한다'의 저자인 이혜정 교육과학혁신연구소 소장은 "올해 정시 접수 기간이 내년 1월 2일까지고, IB 최종 점수는 1월 2일에 나온다. 날짜를 조금만 조정하면 현재 시스템을 거의 바꾸지 않고도 IB를 정시 점수로 인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IB 점수 인정에 대해선 영국처럼 별도의 대학·학과별 커트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고, 호주처럼 수능 점수 또는 등급을 IB점수(45점 만점)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하면 수능과 IB가 양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의 수능-IB 조견표 사례.
호주의 수능-IB 조견표 사례. '미래형 교육체제 전환에 따른 서‧논술형 기반 평가 및 대학입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발췌.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자기 주도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IB가 갖는 교육적 이점이 크지만 아직 검증하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IB가 좀 더 보편화되려면 수시에서 수능최저 등급을 없애는 등 현 대입 체제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 IB로도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