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경제 전망이 암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8%, 한국은행은 1.7% 성장을 각각 전망하고 있다. 2020년 -0.7% 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고용 전망치 역시 최악이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8만 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전망한 취업자 증가 폭 79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은행 또한 내년 8만5천 명의 취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올해 예상치 82만 명의 11%에 불과하다. 미국 등의 긴축 정책과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로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한 국내 스타트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IT(정보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퇴사가 확정된 직원들에게 새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퇴사 직원의 재취업 지원)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웃플레이스먼트는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미국에서 발달했다. 지난달 전 직원의 13%인 약 1만1천 명을 해고 결정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는 ▷최소 16주 이상 주급 지급 ▷양도 제한 조건 주식 지급 ▷건강보험 부담 ▷전문 업체를 통한 커리어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인재 이동의 역동성이 강한 IT 스타트업의 경우 아웃플레이스먼트를 통한 '좋은 이별'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경영 환경 탓에 불가피하게 긴축 경영에 돌입한 스타트업이나 창업자 입장에서 직원 재취업을 지원하는 등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기업과 자신의 평판을 지킬 수 있다. 게다가 핵심 인력이 곧바로 경쟁사로 이직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고, 경영 상황이 좋아졌을 때 떠나 보낸 사람들과 다시 일할 수 있으려면 잘 헤어져야 한다. 구조조정의 충격과 노사 갈등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좋은 이별' 정책은 떠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불황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해고한 직원들의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회사와 경영자를 보면서 어떻게 애사심(愛社心)이 생겨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은 일부 IT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실시되는 '좋은 이별 정책'이 모든 기업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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