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참사, 막을 순 없었나"…대구변호사회, 재발방지 백서 발간

입력 2022-12-11 16:07:46 수정 2022-12-11 19:37:39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백서…"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현장 건물 앞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매일신문DB
법률사무소 방화 참사 현장 건물 앞에 추모객들이 두고 간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매일신문DB

'모든 게 아쉽고 후회스러운 대참사.' 지난 6월 9일 오전 10시 55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원 인근 건물 2층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방화범 1명을 포함해 7명이 숨졌다. 용의자는 재건축투자사업에 투자했다가 재판과정에서 상대방을 대리한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변호사회는 지역 법조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법률사무소 방화참사'에 관한 사건백서를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변호사회는 이번 참사가 변호사제도와 사법제도를 부정하는 반문명적인 테러였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서는 ▷사건 개요 ▷대구변호사회 긴급대응체계 ▷사후대처 진행 상황 ▷대처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 ▷참고자료 등 크게 5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사건이 벌어지자 대구변호사회는 사고 발생 2시간 이후인 오후 1시쯤 긴급상임이사회를 개최해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변호사회는 먼저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북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언론기관에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가해자 사망으로 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대국민 성금을 모금하고 대구시청, 수성구청, 법무부, 대구지검, 대구시 교육청과 협조해 범죄피해자 구호금 및 긴급구호금이 지급되도록 지원했다.

이번 참사로 고인이 된 A변호사가 진행하던 사건은 다른 변호사들이 조금씩 돕기로 했다. 당시 사건기록 대부분과 컴퓨터 등이 소실됐고 수임 내역을 확인해줄 직원들도 모두 사망해 사건 파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구변호사회는 대구법원의 도움을 받아 의뢰인을 파악했고 자원봉사회원 55명에게 사건을 배당했다. 대구경북고용노동청의 협조로 희생 직원 5명에 대한 산재 처리 절차도 진행했다.

법률 사무종사자들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와 공조해 각종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해 몇몇 국회의원들에 의해 관련 입법안이 마련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석화 대구변호사회장은 "유족들의 슬픔과 비통함, 그리고 회원들의 트라우마가 온전해질 수 없겠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사건백서. 대구변호사회 제공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사건백서. 대구변호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