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당분간 5% 수준"…한은, 금리 인상 기조 필요 제기

입력 2022-12-08 16:33:42 수정 2022-12-08 19:25:16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 완만해 높은 수준 유지할 듯
서비스 중심 민간 소비 회복 시 물가 하락 제동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이 최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이 최근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도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경우 당분간 5%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 증대 등으로 오름 폭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둔화 속도가 완만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공급 차질 완화 등은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요인.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잠잠하던 소비가 재개되면서 서비스를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면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게 한은 측 얘기다.

물론 민간 소비가 빠르게 위축된다면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긴 하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제 경기 하락, 주택 경기 부진 등이 겹치면 물가가 떨어질 수도 있는 분석이다.

경기가 하강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글로벌 경기 하락세 등이 꼽힌다. 금리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주택 경기 하락으로 인한 자산가치 저하,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 등은 경기가 하강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국내 요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의 주요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적었다.

한은은 "다수의 투자은행은 정책금리가 5% 내외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일부는 연준의 긴축 의지 표명을 거론하면서 5% 중반까지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경착륙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4% 중반으로 예상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국내 단기자금과 신용채권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도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요소. 한은은 "앞으로 자금시장과 채권시장은 시장 안정 대책의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기능을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위험 요인들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