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카타르 드라마' 여기까지…최강 브라질에 1대 4 완패

입력 2022-12-06 06:01:42 수정 2022-12-06 07:55:53

킥오프 10분만에 2골 내주며 끌려가…후반 백승호 만회골 등 투혼 발휘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백승호가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후반전 백승호가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지만,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실력 차에 전반전 무려 4골이나 내주며 끌려 다녔지만, 한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투지를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브라질과 16강전 경기에서 1대 4로 졌다.

이날 벤투호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최상의 전력을 가동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민재, 황희찬까지 모두 선발 출전했다. 다만 벤투 감독은 '골든보이' 이강인은 벤치에 대기시키며 '조커' 역할을 부여했다.

주장 손흥민이 조규성과 함께 투톱을 구성했다. 돌아온 황소 황희찬과 이재성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 측면을 맡았다. 중원엔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이 출격했다. 수비수에는 돌아온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김영권과 손발을 맞췄다. 좌우 풀백에는 김진수와 김문환이 나섰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이에 맞선 브라질도 사실상 최정예 멤버로 나섰다. 부상에서 조별리그 2, 3차전을 결장한 네이마르가 히샤를리송, 비니시우스, 하피냐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했다. 중원과 수비에도 카세미루, 에데르 밀리탕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했다.

경기의 주도권은 예상대로 브라질이 잡았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2골을 터트리며 '세계 1위'의 위용을 과시했다.

6분 비니시우스가 하피냐가 내준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13분 한 점 더 앞서나갔다.

정우영이 박스 안에서 공을 걷어내려다 히샤를리송의 발을 걷어찼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네이마르는 김승규의 역동작을 유발하는 모션으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신고했다.

다소 이른 실점이 두 차례나 나왔음에도 태극전사들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상대를 더 강하게 압박해 기회를 만들어내려 했다.

황희찬은 16분 기습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득점에 가까운 궤적이었지만, 알리송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다.

이후 한국과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이던 브라질은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28분 수비의 압박을 이겨낸 히샤를리송이 연계를 시도했고, 공은 마르퀴뇨스와 티아구 실바를 거쳐 다시 쇄도하는 히샤를리송에게 왔다. 침투 패스를 받은 히샤를리송은 오른발로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히샤를리송은 득점에 앞서 이른바 '물개 헤딩'을 보여주며 수비진을 농락했다.

브라질은 7분 뒤에 다시 득점을 터트리며 점수 차를 4골로 벌렸다. 비니시우스가 가볍게 띄워준 크로스를 파케타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대표팀 선수들이 브라질 히샤를리송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대표팀 선수들이 브라질 히샤를리송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김진수와 정우영을 빼고 홍철과 손준호를 투입하면서 수비에 변화를 줬다.

후반전에도 브라질은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무자비한 공격에 한국의 위기가 계속됐다. 수문장 김승규가 54분, 62분 하피냐를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태극전사들은 버티고 또 버텼다. 절망 속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모색했다.

한국은 67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문전 혼전 상황, 황희찬이 흘러나온 볼을 잡고 강하게 때렸다. 이어진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 이후 자리를 잡고 있던 손흥민이 슈팅을 두 차례 때렸지만, 결과를 내진 못했다.

한국 선수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기어코 브라질의 골망을 흔들었다.

75분 한국의 프리킥 상황, 상대 수비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교체 투입된 백승호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다. 백승호의 슈팅은 브라질 선수를 맞고 약간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의 결과는 바꿀 수 없었지만, 세계 1위 브라질을 상대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킨 골이었다.

실점 이후 독이 오른 브라질은 더욱 거칠게 한국을 몰아붙였지만, 김민재 등 선수들이 몸을 날리는 수비로 브라질의 공격을 틀어막았으면서 경기는 1대 4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카타르 도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