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도 대구경북 섬유업계 자구책…개인 용달차로 출고

입력 2022-12-05 18:19:54 수정 2022-12-05 21:20:09

코로나 감산도 도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5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라 비상수송을 지원하고 있는 부산지역 국군항만운영단을 찾아 비상수송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5일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라 비상수송을 지원하고 있는 부산지역 국군항만운영단을 찾아 비상수송 현황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이 12일째 이어지자 대구경북 섬유업체는 제각각 생산품을 출고하기 위한 자구책을 찾아 나선 분위기다.

5일 섬유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 섬유업체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업체나 개인 용달차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출고 지연 등 피해를 빗겨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선 6월에 있었던 화물연대 파업 경험이 밑거름이 됐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이하 섬산연)도 이번에 화물연대 파업이 예고되자 각 업체에 파업 대비 공지를 전했을 정도다.

여기에 통상 연말연시가 섬유업계 비수기라 피해를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섬유업체는 매년 2~7월 봄‧여름(SS) 시즌 상품을, 9~12월 가을‧겨울(FW) 시즌 상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각 업체가 생산량을 줄인 점도 피해를 줄인 요인이 됐다.

섬산연 관계자는 "보통 12월은 FW 상품 출고를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19로 판매가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대부분 업체가 감산했다. 이 때문에 파업 영향을 덜 받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 자구책을 찾지 못한 업체를 중심으로 피해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료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생겨 계약 취소 등으로 수수료가 발생하고, 봉제 일정에 맞추지 못해 완제품 전체에 대한 취소 수수료를 물어줘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섬산연 관계자는 "섬유업체는 보통 생산 공장을 24시간 가동한다. 원사를 뽑는 설비를 멈춰 두면 원료가 파이프 안에서 굳으면서 해당 라인을 다 교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섬유 생산과 연관된 업계로 연쇄 피해도 불가피하다. 합성섬유 등에 필요한 석유화학 경우 업체들이 출하량을 줄이는 상황. 이르면 이번 주부터 공장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곳이 나온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날까지 대구경북에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는 나오지 않아 시민 불편으로 사태가 번지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는 전국 96곳으로 전날 88곳에서 더 늘었다. 전날까지 충청 이남에서 확인된 재고 소진 주유소는 없었지만 이날 호남 두 군데 추가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행히 대구는 주유소에 아직 재고가 남은 상황이다. 그리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시멘트 쪽은 출하량이 늘면서 건설 쪽은 상황이 나아지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