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송풍기로 쓸어 내리거나 나뭇가지 일일이 손으로 제거
2시간 동안 마대자루 50개 꽉 채워…비오면 수분 머금어 무게 2배
바위 밑 숨은 낙엽들은 경계대상…마대에 담는 것도 일
지난 25일 오전 8시쯤 찾은 대구시 동구 팔공산로. 도로 양쪽에 펼쳐진 산림에선 전동 송풍기 소리와 함께 낙엽들이 쓸려 내려오고 있었다. 산불감시원들이 화재에 취약한 낙엽을 미리 제거하는 '방화선 구축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날 작업에 참여한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 산불감시원 이근희(56) 씨는 "운전자들이 담배꽁초를 산 쪽으로 던지는 경우가 많은데, 바짝 마른 낙엽이 근처에 있으면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도로와 가까운 산림에 쌓인 낙엽을 치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팔공산에 빨갛게 물들었던 단풍이 낙엽으로 흩날리자 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이하 관리사무소)가 방화선 구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방화선 구축이란 도로변 산림의 낙엽을 치우는 산불예방활동을 말한다. 통상 단풍이 떨어지는 11월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관리사무소는 매년 동구 팔공산로(약 10㎞‧백안삼거리~파계삼거리) 인근 산림의 낙엽을 청소하고 있다.
이날 취재진도 작업 장비를 들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팔공산으로 올랐다. 2인 1조로 함께 투입됐던 산불감시원 강승철(41) 씨는 "송풍기로 바람 강도를 높였는데도 낙엽이 안 날아가면 일일이 손으로 나뭇가지들을 치워야 한다"며 "올해는 힌남노 태풍으로 떨어진 가지들이 많아 지난해보다 작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바위 밑에 숨어있는 낙엽들을 빠짐없이 날려 보내는 게 중요하다. 바위 밑에 숨은 낙엽은 잘 보이지 않아 화재 진압 과정에서 어려움을 키운다. 올해 초 발생한 가창 산불 때도 암석에 숨은 낙엽들에 잔불이 붙어 진화가 늦어졌다.
약 2시간 동안의 청소를 마쳤지만 끝이 아니었다. 흩날린 낙엽들을 정갈하게 모아 마대에 담아야만 했다. 삽으로 낙엽을 퍼서 마대에 직접 넣어야 했던 탓에 기계를 사용한 앞선 작업보다 더욱 고단했다.
이날 준비한 200ℓ 마대 50여 자루는 곧 낙엽들로 가득 찼다. 바짝 마른 잎들로 채워져 무겁지는 않았지만, 비가 온 뒤에는 수분을 머금어 2배가량 무거워진다고 작업자들은 설명했다.
이달 중순부터 진행된 팔공산 방화선 구축은 올해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방화선 구축은 낙엽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된다. 지금은 도로 인근으로 작업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등산로에도 인력을 투입해 낙엽을 치울 계획"이라며 "팔공산을 찾으시는 분들께서는 인화물질은 놔두시고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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