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심야 청담동 윤석열·한동훈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정감사장에서 이 거짓말을 최초로 유포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거짓말을 확대 재생한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사과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과'가 아니라 '유감'이라고만 하고, 민주당 지도부는 아무 말도 없다.
김 의원은 24일 "이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유감'을 '사과'와 같은 말로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 국립국어원의 풀이에 따르면 유감은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란 뜻이다. 어떻게 해석해도 '사과'의 의미는 없다. 국어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소리를 들어도 무방하다.
유감 표명을 사과라고 양보해 받아들여도 문제는 여전하다. 인터넷과 TV로 중계된 국정감사에서 청담동 술자리에 있었다고 지목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유감 표명 대상으로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다. 이는 상대가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일반인이어도 예의가 아니다. 사과는 누구에게 하는지 그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의혹이 거짓임을 자백한) 진술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조건문'도 유감 표명의 진정성을 지워 버린다. 술자리 의혹의 첫 발설자인 여성 첼리스트는 경찰에 출석해 '다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사실이라면"이라는 가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잘못한 게 없다고 우기는 대목에 이르면 할 말을 잃게 된다. 김 의원은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타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폭로를 해도 된다는 시대착오적 특권 의식에 빠졌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여성 첼리스트와 지인의 통화 녹취록을 틀고, 술자리 의혹을 '제2의 국정 농단'이라고 못 박고, '전담팀 구성'과 특검 수사까지 들고나오며 의혹을 증폭시켰다. 근거가 없기는 김 의원과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하라고, 그래도 된다고 국민이 국회의원으로 뽑아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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