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구속에 분열되는 민주당…국힘도 "이재명 사퇴" 압박 고조

입력 2022-11-21 17:58:26

설훈 "이 대표가 잘 결정해야...내가 곧 말할 시점이 있을 것"
국힘 내부 "비명계, 이 대표 검찰 조사 받을 시점에 목소리 낼 듯"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민주당 내부 분열이 곧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이 대표의 사퇴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된 민주당의 비명-친명 간 갈등이 불거질 상황에 발을 맞춰 정국을 끌어가겠다는 의도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도자다운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며 "자신에 대한 사법처리 저지를 위해 민주당 의원들 정치공동체로 묶은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인질로 잡으며 방탄으로 이 국면을 돌파하려 한다"면서 "정정당당하게 공소장에 적힌 부분에 대해 잘못한 게 있으면 밝히고 국민에게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러한 여당 지도부의 강경 발언 배경으로는 민주당의 내부 균열이 이미 가시화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최근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이 대표가 발의한 '2호 법안(불법사채무효법)'에 제동을 걸었다. 또 이 대표가 추진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가 역풍을 받자 당 내부는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진상 당대표 정무실장을 엄호하는 당 공식 논평에 공개적으로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내부 분열의 위기는 더욱 커졌다.

설훈 민주당 의원(대표적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잘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정의 의미가 사퇴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곧 말할 시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그 시점이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시점인지' 질문에는 "그 전에 내 입장을 말할 것"이라 답했다.

박용진, 조응천 의원도 이날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와 관련된 당 대응을 비판했다. 박 의원과 조 의원 모두 '당헌80조'를 언급하며 이 대표를 압박했다. '부정부패로 기소될 경우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한다'고 규정한 당헌에 따라 이 대표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를 당이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의원은 BBS방송에 나와 "최측근이 연이어 구속된 데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라는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도 SBS라디오에서 "김 부원장이 기소됐으니 당헌 80조를 적용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할 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이날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법에 따라 12월 2일 예산합의가 되지 못하면, 9일날 여야 합의로 제출해야 한다"면서 "이때까지 민주당이 이 대표의 방탄만을 위해 시간을 끌고 예산을 깎기에는 (내부 사정상)간단한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른 의원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받을 시점에 비명계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