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출원·IRB신청·실험설문지 등 성과 '긍정'에 연구중단…왜?

입력 2022-11-22 15:08:58 수정 2022-11-22 20:21:22

경북 모 대학 지도교수·박사과정 학생 간 '연구성과' 둘러싸고 공방
특허출원·IRB신청서·전임상 실험설문지 등 연구성과물 '긍정평가'
지도교수-학생 주고받은 메시지도 '실험대상자들 효과있음' 내용

지도교수가 박사과정 학생에게 보낸 연구 조성물질 사용 후기 설문지 카톡 사진.
지도교수가 박사과정 학생에게 보낸 연구 조성물질 사용 후기 설문지 카톡 사진.

박사과정 논문과 연구 성과물의 사업화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는 경북의 모 대학 지도교수와 박사과정 학생 간 공방(매일신문 11월 16일 보도)이 '실제 연구성과가 있었느냐'로 확산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이 대학 연구실에서 수개월 동안 진행됐던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성과물질'의 효과 유무로 모아지고 있다.

이 대학 지도교수 A씨는 "이 대학원생의 역할은 미미했다. 연구과정에서 만들어진 조성물질(연구물질)의 효과도 처음 예상했던 것에 비해 없어 연구 중단을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박사과정 대학원생 B씨는 자신이 10여년 동안 500여 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샘플링과 두피 질환자 표본 등 자료를 토대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충분한 효과가 검증됐다고 주장한다.

실제 지도교수 A씨는 지난 6월, '루코노스톡 프락토슘 균주의 대사산물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항균 조성물'을 자신과 박사과정 대학원생 B씨,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 등 4명을 공동 발명자로 특허출원서를 직접 작성해 신청했다.

모두 40여 페이지 분량의 특허출원서에는 2023년 2월 28일까지 1년의 연구기관과 발명의 설명, 해결과제와 수단, 발명의 효과, 발명을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 내용, 기대까지 자세하게 담겨있다.

특히 A교수는 이 조성물의 연구과정에서 국립농업과학원, 학국생명공학연구원 등에서 분양받은 34종의 유산균 배양액의 구강질환, 두피질환, 염증관련 진균 등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는 항균 조성물이라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A교수는 또 이를 토대로 임상 전 실험을 위해 IRB 승인을 받고, 실제로 몇몇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이 발효액을 사용, 평가 설문을 받기 위한 준비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교수가 B씨에게 10대와 30대 남성 대상자 2명이 사용한 후 평가한 설문지 내용을 보내기도 했다. 이 설문지에는 두 사람 모두 사용 10일 후에는 가려움, 쓰라림이 없어졌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B씨는 "수개월 동안 지표와 자료, 주고받은 메시지 등에서 연구물질이 효과가 있음을 밝혀오던 지도교수가 무슨 이유에서 연구중단과 효과 없음 결론을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지도교수 A씨는 "초기 사용에서 효과가 있다고 밝힌 사람들도 나중에는 효과가 없다는 의견을 보내왔다"며 "(B씨가)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공포심을 주는 행동 등으로 실험이나 연구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수업에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