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야 유튜브 채널과 인터넷 매체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일방적 공개가 큰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유족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아야 추모를 한다' '이제야 이름을 불러본다'고 하는데 누가 우리 애 이름을 불러 달라고 했느냐"는 분노가 나오는 것은 물론 일부 주한 대사관이 항의의 뜻을 우리 외교부에 전달하고 다른 주한 대사관도 같은 움직임이 예상되는 등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명단을 공개한 매체는 "유족들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은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유족 동의 없는 실명 공개가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이 매체는 실명 공개가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우겼다. 정말 그렇다면 유족이 항의해도 실명 공개가 옳은 길이라고 유족을 설득하고, 설득이 통하지 않아도 삭제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 매체는 "공개를 원하지 않는 유족이 연락하면 반영하겠다"며 희생자 이름 일부를 삭제했다. 희생자를 진정으로 애도하고 유족의 바람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분노하게 하는 말장난이다.
이는 실명 공개의 목적이 '정치적'임을 부인하지 못하게 한다. 이른바 '참사의 정치화'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 앞장을 섰다. 민주당은 참사 이후부터 '희생자 명단 공개가 추모'라고 주장하거나 필요하다며 분위기를 몰아갔다. 이재명 대표는 "이름도 모르고 무슨 추모를 하느냐"라는 식으로 말했고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명단을 확보해 당이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두고 실명 공개가 친야 매체와 민주당의 '협업'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유족 동의 없는 실명 공개는 부적절하다"고 발을 뺐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진정한 추모가 되기 위해선 희생자 명단, 사진, 위패가 있는 상태에서 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유가족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둘러댄다. '참사의 정치화'가 의도대로 되지 않는 데 따른 당혹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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