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새책]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 우리 미술 이야기3 철학의 나라-조선

입력 2022-11-17 10:40:16 수정 2022-11-19 06:52:11

최경원 지음/ 더블북 펴냄

서양미술보다 오히려 우리 미술이 낯선 이들을 위한 미술 인문학 시리즈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의 비밀-우리 미술 이야기'의 세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1편 선사, 삼국, 통일신라와 2편 고려에 이어 조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지은이는 서울대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현디자인연구소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한국 문화를 현대화하는 디자인 브랜드 '훗컬렉션'을 운영하며,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우리의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조선의 문화가 서양과 일본의 제국주의적 시각에 의해 왜곡된 탓에 형용사 몇 단어로 설명되는 빈약한 문화가 돼버렸다고 말한다. 달항아리를 '순진한 아름다움, 민중의 소박한 감수성' 등으로 설명하고 지게나 호미 등 농기구, 주방 도구 등을 고급 문화와 단절된 민속의 개념으로만 치부하는 것이 그 예다.

사회적 배경이나 철학적 내용에 대한 고려 없이 표면적으로만 해석해온 지금까지의 관점은 결국 조선의 문화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큰 방해가 됐다는 것.

지은이는 오늘날 BTS를 비롯한 한국의 음악, 영화, 드라마가 전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있는 이유를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조선시대부터 축적된 우리 문화의 이념적 가치를 밝히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지금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읽고 미래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도자기, 조각, 그림은 물론이고 옷, 가구, 식기 등 각종 생활용품, 당대의 경제력과 기술 수준을 가늠케 하는 첨단 무기들, 중국·일본과 다른 공간 미학을 품은 건물들까지 총 34가지 역사적 소재를 다룬다.

디자인 인문학 전문가답게 접근 방식도 색다르다. 교과서에서 보던 뻔한 내용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조선의 문화유산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15세기의 현대 추상미술-분청사기 구름 용무늬 항아리', '조선의 인상파 그림-고사관수도', '조선의 에르메스-왕실 보자기' 등 제목부터 흥미를 돋운다. 기계식 활인 부인노의 발사 과정 그림이나 잭슨 폴록의 작품,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미술관 등 친절하게 곁들인 참고 그림과 사진들도 책의 이해도를 높인다. 480쪽, 3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