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수능 환산점수에 주목" 대입 레이스 박차… 수능 가채점 이후 전략은?

입력 2022-11-21 06:30:00 수정 2022-11-21 07:42:01

수능 가채점 결과 기준으로 남은 수시 일정·정시 지원 전략 세워야
정시에서의 소중한 기회 3번, 적정·소신·안정 지원이 바람직
단순 총점 보다 대학별 수능 환산점수에 주목할 것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오후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예비소집에 참여한 수험생들이 배부받은 수험표를 들고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점프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오후 대구여자고등학교에서 예비소집에 참여한 수험생들이 배부받은 수험표를 들고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점프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인 2023학년도 수능이 17일 무사히 끝났다. 공부만으로 벅찬데 코로나19와 독감 등으로부터 건강까지 챙기느라 수험생들로선 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대입 레이스가 끝난 건 아니다. 수시모집에서부터 논술과 면접까지 남은 일정이 있을 뿐더러 정시모집도 내달 말 시작돼 달려야 할 길이 아직 멀다.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대입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

◆대학별고사 대비엔 그 대학 전년도 자료가 기본

수능시험 당일 가채점을 해서 영역별 예상등급을 확인하고 남은 수시 일정에 대비해야 한다. 수능시험 이후 입시기관에선 수능 가채점 결과에 따른 영역별 예상등급과 정시 지원 가능 대학 자료를 제공한다.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파악한 다음 수능 이후 계속되는 수시 전략을 세우면 된다.

가채점 결과 예상점수가 낮아 정시에서 원하는 대학을 지원하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면 남은 수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 예상성적이 잘 나오면 정시 지원이 유리하기 때문에 수시 지원 대학 중에서 앞으로 남은 논술고사나 면접고사에 참가할 필요가 없다.

수능시험 이후 논술고사나 면접고사 시행 대학에 지원했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별로 기출문제와 예시문제를 통해 출제 유형을 먼저 파악하고 준비하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자료는 전년도 기출문제와 예시문제 등 대학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이다.

인문계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는 대학도 있다. 자연계 논술고사는 주로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시행하고 주관식 문제 풀이다. 최근 논술고사 문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주어진 논제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므로 희망 대학의 출제 유형에 맞춰 직접 글을 써 보는 연습을 많이 해볼 필요가 있다.

◆정시 전략,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유리한 지표 잘 선택해야

정시에서는 수능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다. 올해도 대학 대부분이 정시에서 수능시험 성적으로 선발한다. 지난해부터 수능시험이 개편되면서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는데 수학의 선택과목은 대학마다 지정영역을 제한하기도 한다. 모집단위별 합격선 근처에서는 동점자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동점자 처리 규정도 잘 확인해야 한다.

영어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치러져 정시에서의 비중은 줄었다. 정시에서 영어를 반영할 때, 등급에 점수를 부여해 일정 비율을 정시에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일부 대학은 총점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감점하는 방법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서울대와 서강대처럼 등급 간 점수 차가 아주 적은 대학도 있지만 경희대와 연세대처럼 등급 간 점수 차가 큰 대학도 있다.

정시에서 수능시험 성적을 반영할 때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하나를 활용한다. 대체로 상위권 대학에선 표준점수를,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백분위를 활용하는데, 둘 중 어떤 지표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한지 잘 생각해야 한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 중에서 국어, 수학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탐구 영역은 표준점수 대신 백분위를 기준으로 대학에서 별도로 발표하는 표준점수(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기도 한다. 서울대는 성적표상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활용해 반영한다.

정시모집에서는 가군과 나군 다군 3번의 복수 지원 기회가 있다. 서울에 있는 상위권 대학들은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다. 이들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인원이 적고 지원자는 많아 경쟁률과 합격선이 올라각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군 지원자들은 가군과 나군에 합격한 복수 합격자들의 이탈도 많지만, 합격선 자체가 높다는 것을 감안해서 지원해야 한다. 3번의 복수 지원 기회 중 한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고 한번은 소신 지원, 나머지 한번은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내게 유리한 '수능 환산점수' 적용 대학을 찾아라

대학은 수능 성적표에 기재된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의 단순합이 아닌, 자신들의 점수 산출방법에 따라 환산된 점수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 수능 환산점수에는 앞서 살펴본 활용지표 외에도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영어/한국사 반영방법 등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된다.

그러다보니 같은 수능 점수로도 대학에 따라 환산점수 및 그에 따른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난다. 정시 지원전략 수립은 이 환산점수를 토대로 어떤 대학이 내게 유리한지 세심히 살펴보는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수험생은 지금부터 단순 총점에서 벗어나 대학별 수능 환산점수에 익숙해져야 한다.

수능 환산점수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다. 대학은 계열 또는 모집단위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대학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영역과 수학영역 반영비율이 높고, 자연계열은 수학영역과 과학탐구 반영비율이 높다. 이러한 영역별 가중치로 인해 총점이 같더라도 환산점수는 각기 다르게 산출되며, 그에 따라 합격과 불합격 양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표준점수 399점, 백분위 284점으로 단순 총점이 동일한 A, B 두 학생이 서강대와 성균관대 자연계열 지원을 검토 중이다. 두 학생의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단순 총점은 동일할지 몰라도, 서강대와 성균관대의 수능 산출방법에 따라 계산된 환산점수는 각기 다를 수 있다. 두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서강대는 국어 반영비율이 36.7%로 성균관대의 30%보다 높은 반면, 탐구영역은 성균관대가 35%로 서강대의 20%보다 높다. 따라서 B보다 국어 성적이 우수한 A에겐 서강대가, A보다 과학탐구 성적이 우수한 B에겐 성균관대가 환산점수 상으로 각각 더 유리하다.

이처럼 실질적인 정시 지원전략 수립 단계에선 더 이상 단순 총점보다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및 이에 따른 내 환산점수가 더 중요하다. 그렇기에 자신의 수능 성적을 최대치로 활용해 높은 환산점수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내가 가장 잘 본 수능 과목을 가장 높게 반영하는 대학이 어디인지, 반대로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에 대해선 해당 영역 반영비율이 낮아 환산점수 상의 불리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학이 어딘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