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하는 FTX發 위기…비트코인 7% 급락·컴투스 15% 추락

입력 2022-11-14 16:54:27 수정 2022-11-14 19:07:44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신청으로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는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거래량 기준 세계 3위였던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파산을 신청하면서 '코인판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14일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해 2천100만원대 흐름을 보이는가 하면 가상자산과 관련 있는 게임주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속출해서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닷컴이 발행한 코인 크로노스는 24시간 전 대비 20%대로 급락했다. 크립토닷컴은 거래량 기준 글로벌 15위권의 가상화폐 거래소다.

여기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14일 오후 2시 35분 기준 1BTC(비트코인)가 2천177만원에 거래돼, 24시간 전의 2천335만원보다 6.8% 급락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7% 하락한 2천170만원 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비슷한 시간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업비트에서 162만원에 거래돼 24시간 전의 176만원 대비 8% 급락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한 이후 가상화폐 시장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시장이 급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이 같은 파도는 전통적 금융시장마저 덮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게임회사 컴투스는 전 거래일보다 14.74% 내린 6만1천9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컴투스홀딩스는 11.70% 내린 4만2천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컴투스는 올해 3월 자체 가상화폐 C2X를 FTX에 상장했다. FTX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이 가상화폐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자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컴투스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컴투스홀딩스 등 컴투스 그룹은 FTX 거래소와 관련해 직접 투자한 바가 없어서 재무적 손실은 전혀 없다"며 "FTX 사태 관련 투자자들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위험 신호 앞에 백약이 무효했다.

컴투스 외에도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한 게임주 위메이드(-5.57%),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를 보유한 빗썸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비덴트(-7.22%) 등 가상화폐 관련주도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씨소프트(-4.95%)와 카카오게임즈(-4.39%) 역시 하락장을 면치 못했다. 11일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돼 게임주가 급등한 지 하루 만이다.

류명훈 하이투자증권 대구WM센터 PB 차장은 "캐나다 교직원 연금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등이 FTX의 주요 채권자라 증시, 채권 시장에도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면서 "테슬라도 비트코인에 투자했듯,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하는 게 흔한 시대다. 가상화폐 업계에서 시작한 유동성 위기의 충격파가 상당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FTX를 직접 이용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파문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에서 FTX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만140명이었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들이 FTX를 통해 국내 거래소에서 불가능한 가상자산 파생상품 등을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