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중도보수 겨냥…"우리당 해체하라고 떠들어놓고 아직 빌붙어 있어"

입력 2022-11-11 16:18:49 수정 2022-11-11 16:41:31

중도보수 성향 인사 향해 쓴 소리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당 정체성' 확립을 재차 강조하면서 "얼치기 좌파들이 중도보수 운운하면서 이 당에 빌붙어 정치 생명을 연장 하려는 것은 이젠 용납 못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출범 당시 합류한 중도보수 성향 인사들을 향해 '당 정체성을 흐리고 있다'며 쓴 소리를 잇따라 한 것이다.

홍 시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도보수라면 용인한다. 그런데 민주당 주변에서 얼쩡 거리다가 갈 데 없어 들어온 사람, 주군의 등 뒤에서 칼을 꽂은 사람, 문재인 찬양하다가 총선 때 통합 명분 내세워 다시 기어 들어온 사람, 얼치기 좌파 행세로 국민과 당원들을 현혹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중도보수인가"라고 적었다.

이어 홍 시장은 "내가 탄핵 때 당의 요청으로 출마했을 때 당 지지율은 4%에 불과했다. 그건 (이른바 '중도보수' 인사들이) 적과의 내통으로 탄핵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면서 "그 대선 당시 너희들은 문재인을 공격하지 않고 얼마나 혹독하게 나만 공격했나? 우리 당을 해체하라고 매일같이 떠들지 않았나? 그런 짓 하고도 이 당에 아직도 빌붙어 있느냐?"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때 24%라도 얻어 당을 존속시켰기에 지금 이 당이 있는 거다. 지난 대선 경선 때 나는 국민 지지율을 48%나 얻었던 사람이다. 막말이라고 했지만 그게 모두 맞는말 아니었나? 막말 이었다면 국민 절반이 나를 지지 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는 보수 순혈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런 파렴치한 기회주의자들을 이젠 정리 하자는 거다. 잡동사니는 이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 시장은 이날 먼저 쓴 페이스북 글에서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미래통합당으로 바꾸면서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온갖 사람들이 당에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총선 참패 후 당의 주역들을 내쫓고 지나가던 과객들을 들여와 주인 행세를 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기본소득까지 당의 정강 정책에 끼워 넣으면서 당의 정체성을 훼손했다"며 "지금 당이 한마음이 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거기에 기인한다. 정당은 이념과 정책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야 하는데 온갖 잡동사니들이 준동을 하니 당이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배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던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국민의힘 비서전략실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전날 각자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동남아 순방길에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대통령실 조치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홍 시장이 "취재의 자유가 있다면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며 대통령실의 결정을 옹호하자, 김 교수는 "홍 시장 강변은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반종교의 자유도 있다'는 공산주의 국가 헌법을 연상케하는 과도한 억지"라고 받아쳤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언론사가 가짜뉴스를 남발하고 편향적인 정치보도를 일삼으면 현명한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알아서 도태시키고 외면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홍 시장은 다시 "취재의 자유만 있고 취재 거부의 자유는 없다? 그게 공산주의가 아닌가요?"라며 "민주주의는 언제나 반대의 자유가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산주의 북한을 잘 아는 교수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니 기가 막힌다"며 "당이 잡탕이 되다 보니 어쩌다가 저런 사람까지 당에 들어와 당직까지 했는지 상전으로 모시던 김종인이 나갔으면 같이 따라나가는 게 이념에 맞지 않나요?"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어차피 공천도 안 될 건데 뭐 하려고 당에 붙어 있는지. 지난 2년 동안 나를 그렇게 폄하하고 비난해도 말 한마디 대꾸하지 않았다. 그럴 가치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용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마디 했다"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캡쳐
홍준표 시장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