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같던 2022 KBO 한국시리즈, 삼성 레전드 포수 '헐크' 이만수 "한국 야구 희망봤다"

입력 2022-11-10 15:51:50

"9회말 SSG의 역전 3점 홈런 터진 KS 5차전은 짜릿한 전율 흐르게 만들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허구연 KBO 총재와 전 야구선수 이만수, 박철순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 허구연 KBO 총재와 전 야구선수 이만수, 박철순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2 KBO리그가 SSG랜더스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정규리그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않고 KBO 사상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데 이어 키움히어로즈를 상대로 4승2패로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SSG는 리그의 새 이정표를 남겼다.

경기는 극적인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손가락 물집이 터졌는 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공을 던졌다. 5차전에선 누가봐도 SSG의 패색이 짙었지만, '짐승' 김강민이 불혹의 나이가 무색하게 역전 3점포를 터뜨리며 승리를 낚아채는 순간순간이 남았다.

KBO리그 레전드의 눈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 레전드 영구결번 포수이자 SSG의 전신 SK 감독 출신인 '헐크' 이만수 전 감독은 올해 KS에서 "한국 야구의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은 10일 2022년 한 시즌 KBO리그를 지켜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KBO 허구연 총재의 배려로 이번에 플레이오프 1차전과 한국시리즈 마지막 6차전 경기를 직접 관전할 수 있었다. 생동감 넘치는 그 현장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시리즈에 앞서 사실 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팀들이 일찍 탈락하며 흥행이 부족할까 걱정이 조금 됐다"며 "예전에는 한국시리즈 표를 구하기 위해 밤을 새우는 관중이 다반사였고, 몇 배로 가격이 오른 암표까지 등장할 때가 있었다. '과연 이번 한국시리즈는 매진을 기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다소 회의적인 느낌이들었지만 기우(杞憂)였다"고 했다.

이 전 감독은 "한국시리즈는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했고, 선수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많은 관중이 열광했다. 매 경기가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해 누구나 야구의 매력에 매료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SSG가 9회말 김강민의 극적인 홈런 한 방으로 승리를 거둔 한국시리즈 5차전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드라마였다. 많은 점수차에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최정이 2점 홈런을 치며 따라갔고, 9회말 거짓말 같은 김강민의 3점 홈런. 홈런을 많이 쳐본 나조차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만든 환상적인 홈런이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다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한국 야구에 대해서도 조언을 남겼다.

이 전 감독은 "모든 사람이 걱정했던 2022 한국프로야구는 예전의 활기를 찾았고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막을 내렸다. 야구인으로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한국프로야구 부흥에서 더 중요하다"며 "문득 최희암 농구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그가 대학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을 받는 이유는 팬들이 있어서다. 팬들에게 잘해라'는 격하게 공감하는 말이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아무도 없는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던 선수들을 보며 그저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모든 프로 스포츠가 마찬가지겠지만, 프로야구는 많은 팬의 관심과 사랑으로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 이런 점을 프런트와 선수들도 잊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