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수한 머스크, 美 중간선거 전날 "공화당에 투표하라"

입력 2022-11-08 07:22:42 수정 2022-11-08 18:41:38

SNS 소유주의 정치 트윗 논란…1억1천만명 팔로워에 메시지
테슬라 주가는 200달러 붕괴

2022년 10월 28일 촬영된 트위터 로고와 일론 머스크의 모습. 연합뉴스
2022년 10월 28일 촬영된 트위터 로고와 일론 머스크의 모습. 연합뉴스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공화당 투표를 공개 독려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유된 권력은 (민주·공화당) 양당의 최악의 (권력) 과잉을 억제한다"며 "따라서 대통령이 민주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회의 경우 공화당에 투표할 것을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에게 추천한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강경파 지지자들은 절대 반대편에 투표하지 않기 때문에 무소속 유권자들이 실제로 누가 (의회를) 책임질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라며 무소속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1억1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 SNS 플랫폼의 소유주가 직접적으로 현실 정치에 대해 발언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이번 트윗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수장이 미국의 한 정당을 노골적으로 지지한 첫 번째 사례"라며 "머스크가 트위터를 장악한 뒤 불과 며칠 만에 조 바이든 대통령 반대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진단했다.

머스크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선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바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해서 충돌하자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전기차 세금 정책과 억만장자세 등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성향 의원들을 여러 차례 '조롱'했다.

올 초 텍사스주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선 공화당 후보를 찍었고, 5월에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은 현재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다. 더는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고 공화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정치 발언을 한 이날 트위터의 변화를 우려한 광고주들의 이탈은 이어졌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와 자회사 카이트는 트위터에서 유료광고를 일시 중지하기로 했고,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도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회사 폭스바겐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식품업체 제너럴밀스와 몬데레즈인터내셔널,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트위터 광고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테슬라의 주식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머스크가 정치 발언을 한 이날은 5.01% 폭락한 197.08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가 종가 기준으로 200달러 선이 무너진 것은 17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