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추모 집회가 5일 서울시청 광장을 비롯해 군산, 춘천, 수원, 부안,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태원 희생자를 추모합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이 추모다'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었다.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윤석열은 물러나라"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퇴진해야 진정한 추모란 말인가?
몇 해 전부터 우리 사회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하면 '정치 문제'로 비화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임자 처벌을 외치다가 현장 책임자를 직위해제하니 '꼬리 자르기' '하급자 희생양 만들기'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대통령이 사과하니 '진정성이 없다'고 외친다. 2014년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는 대통령은 어디에서 무엇을 했나, 구조 지시를 몇 시 몇 분 몇 초에 내렸느냐고 캐물었다.
지난 8월 수도권 집중 호우 때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은 상황에 맞춰 출근 시간 조정을 적극 시행하고, 민간기관과 단체는 출근 시간 조정을 적극 독려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교통과 의료 시설 확보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런 지시를 대통령이 내려야 하는가.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현장 구호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출퇴근 시간이 조정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보여주기식 코스프레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정쟁 중독' '정쟁 공포'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이다.
이태원 참사에서 경찰의 대응에는 문제가 많았다. 상황 관리도 보고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이 참사 당일 월악산 등산을 마치고, 밤 11시에 잠들었고 밤 11시 32분에 보낸 참사 관련 문자 보고를 받지 못했음을 대서특필하며 비난조로 지적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정상적 인지력과 판단력이 있는 사회라면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를 통해 '심리적 재난'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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