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교통기동대 투입도 제때 이뤄지지 않아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 인근에서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1개 부대가 대기 중이었지만 정작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10월 29일 경력 운용 계획'에 따르면 참사 당일 경찰은 용산 전쟁기념관 인근 집회 대응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서울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를 배치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 대기조로 기동대 1개 부대를 배치하기로 계획했다.
당시 용산 지역에서는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4개 단체 집회·시위가 예정돼 있었다. 이들이 신고한 집회 인원은 총 270명으로 모두 오후 8시 이전에 집회를 마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서울청 소속 기동대 3개 부대는 광화문 집회 대응에 동원됐고, 대신 경기도 소속 기동대 3개 부대가 투입돼 저녁 8시까지 용산 지역 집회에 대응했다.
이후 오후 8시 이후 야간조로 편성된 서울청 기동개 1개 부대가 광화문 집회 대응을 마치고 용산 지역 녹사평역과 삼각지역 주변에서 대기 근무했다.
보통 1개 기동대는 60~70명 규모로, 당일 야간조로 대기했던 기동대 역시 비슷한 규모라고 이 의원실은 설명했다.
참사 당일 저녁 6시 34분부터 사고 발생 전까지 이태원역 주변 압사 우려 신고가 112에 여럿 접수됐으나, 정작 현장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기동대 투입은 이뤄지지 않았던 셈이다.
이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 배치할 경찰 경비 병력이 부족했다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과도 배치되는 지점이다.
이 장관은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참사 당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 경비 병력 상당수가 광화문 쪽으로 배치돼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용산경찰서 교통과가 운영하는 교통기동대도 현장에 적시에 투입되지 못했다.
참사 현장을 지휘한 용산서 소속 경찰관은 당일 오후 7시30분에서 8시 사이 본서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집회 현장에 있는 교통기동대 20명을 빼서 미리 배치해야 한다"고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서 관계자는 "아직 집회가 끝나지 않아 움직일 수 없다"고 거절했고, 교통기동대는 오후 9시30분이 돼서야 현장에 투입됐다.
또 참사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초구에는 집회·시위가 없었음에도 기동대 2개 부대가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석 의원은 "참사 현장 인근에 대기 중인 기동대가 있었음에도 지휘체계 문제 속에서 적시 투입이 이뤄지지 않았고, 행안부장관은 경찰병력이 부족했다고 변명하기 급급했다"면서 "향후 상임위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면밀하게 따지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청은 지난해 핼러윈 행사 기간 이태원에 코로나 방역 조치를 이유로 기동대 3개 중대, 180여 명을 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핼러윈 기간에는 차량 통제 등 도로 흐름을 전담하는 교통기동대만 20명 배치했을 뿐, 집회 현장 등에서 인파 관리를 하는 기동대는 1명도 없었다.
서울청의 대규모 기동대가 투입된 시간은 사고 발생 1시간 15분 뒤인 오후 11시 30분으로, 이들은 사후 수습만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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