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안동 ‘물 동맹’ 댐물 상수원 이용 시대 열렸다

입력 2022-11-04 05:00:00

대구시와 안동시가 2일 안동댐에서 '맑은물 공급과 상생발전 업무협약식'을 갖고 '물 동맹'을 공식화했다. 안동시는 안동댐·임하댐 물을 대구 시민들이 쓸 수 있게 돕고, 대구시는 안동 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게 골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협력을 국내 물 문제 해결 모범 사례로 만들자"고 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상·하류의 상생협력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과거 대구와 안동은 물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었다. 2000년대 초 임하댐과 영천댐을 연결하는 도수관로를 묻어 안동의 물을 끌어다가 대구 금호강 하천 유지수 등으로 활용할 때 안동의 반발은 거셌다. 2009년에도 당시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 취수원의 안동댐 이전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가 안동시의회와 안동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면서 시도가 무산됐었다. 물 관련 갈등이 상생과 협력 분위기로 급선회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다.

홍 시장의 '맑은물 하이웨이' 정책과 권 시장의 '낙동강 유역 광역 상수도 구축 사업'이 낙동강 상하류 간 맑은물 공급을 통한 상생이라는 큰 틀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 상류 지역에 일방적으로 피해만 주고 보상은 외면했던 과거의 물 정책에서 벗어난 것이 주효했다. 대구와 안동의 물 동맹은 지자체 간 상생 본보기 사례가 될 만하다.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노력한다면 안 될 일도 없다. 안동시의회의 설득과 지지가 필요하다. 경북도, 낙동강 하류 지역의 입장도 살펴야 한다. 경북도는 지난 8월 지역 간 상생과 정부 간 협약의 존중 등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대구, 안동의 협약을 반대해 왔다. 광역상수도 구축 사업은 낙동강 유역 하류 지역에도 맑은 물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지만, 대구시만을 위한 맑은 물 공급으로 그칠 경우 낙동강 하류 지역의 물 부족에 따른 반발도 예상된다. 대구시와 안동시는 이 같은 난관을 해결하고 국가수도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힘써야 한다.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대구시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시대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