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술대 오르는 손흥민…월드컵 3주 앞둔 벤투호 '비상'

입력 2022-11-03 16:21:50 수정 2022-11-03 17:49:52

의학계 최소 4주 회복 기간 예상…월드컵 본선은 3주도 안 남아
대한축구협회, "월드컵 출전 여부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판단"

경기 도중 부상을 입은 손흥민의 상태를 심판진이 확인하고 있다. 손흥민의 오른쪽 눈 부위가 부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경기 도중 부상을 입은 손흥민의 상태를 심판진이 확인하고 있다. 손흥민의 오른쪽 눈 부위가 부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손흥민 안와 골절 수술. 연합뉴스
손흥민 안와 골절 수술. 연합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개막이 채 3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축구대표팀에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쓰러진 손흥민(30·토트넘)이 안면 골절상으로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 경기에서 손흥민이 왼쪽 눈 부위 골절로 수술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마르세유와의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조별리그에서 전반 24분 공중볼을 다투다가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안면이 강하게 부딪혔다.

상대와 강하게 충돌한 손흥민은 고통을 호소하며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장에서 손흥민의 상태를 확인한 토트넘 의료진은 더 이상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신호를 벤치에 보냈다. 그리고 코와 눈 부위가 크게 부어오른 손흥민은 코치진의 부축을 받으며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바로 들어갔다.

손흥민이 재활에 필요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한국축구대표팀의 월드컵 계획이 차질을 빚은 건 명백하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전력의 핵심인 손흥민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고 해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손흥민의 부상 부위가 의학적으로 정확히 어디인지에 따라 회복 기간이 달라진다. 만약 눈 밑의 뼈만 부러졌다면 안와 골절로 회복에 4주에서 6주가 걸리며, 그 아래 광대뼈 부위가 부러졌다면 안면골 골절로 6주에서 8주 진단이 나올 수 있다는 것.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일 오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소 한 달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와 1차전은 11월 24일, 가나와 2차전은 11월 28일에 치러진다. 최종전인 포르투갈전은 12월 3일에 열린다. 안와 골절이라면 2차전 뒤에야 전열로 복귀할 수 있고, 안면골 골절이면 아예 월드컵 그라운드에 못 나설 수도 있는 셈이다.

물론 축구에서 얼굴 부위에 골절상을 입은 선수가 경기에 나서 제 몫을 훌륭하게 소화한 경우도 있다.

김태영 전 천안시축구단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 때 코 골절상을 입어 '타이거 마스크'로 유명해진 안면 보호구를 착용하고 경기를 소화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벨기에 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인 케빈 더브라위너가 안면 부상을 안고도 실전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더브라위너는 당시 소속팀에서 치른 UCL 결승전에서 코뼈와 안와 골절상을 입고도 18일 후 벨기에 대표팀의 일원으로 유로 2020 조별리그 2차전에 교체 출전을 시작으로 대회를 소화하며 벨기에의 8강 진출에 기여했다. 더브라위너는 당시 마스크 등 보호 장구도 하지 않고 대회를 소화했다.

손흥민 역시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이겨내고 세계적 선수의 반열에 오른 만큼, 한국 축구는 그가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나 주길 바랄 뿐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손흥민의 부상과 관련, "카타르월드컵 출전 가능 여부는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판단될 것"이라며 "손흥민의 부상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토트넘 구단 의무팀과 협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