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SPC 계열사 4곳에서 115명 산재피해
연이은 사고에 부실한 사후 대처에 시민들의 뭇매 이어져
시민들 "불매운동 해야…" VS "가맹점 주 죽이기에 불과"
SPC 계열 공장에서 연이어 산업재해가 발생하자 SPC 브랜드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탓에 영세 가맹점주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 24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서구 갈산동의 SPC 삼립대구공장. 작업자들이 바쁘게 짐을 옮기고 있었고, 일부 대형 화물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다. 사무실로 향하기 위해 취재진이 접근하자 공장 관계자는 단호하게 출입을 제지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안전하게 작업하고 있고, 자세한 사안은 내부지침상 알려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연일 쏟아진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었다.
지난 15일 SPC 파리바게뜨 경기도 평택시 제빵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3일에도 SPC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샤니 경기도 성남시 제빵 공장에서도 4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빚어졌다.
SPC 주요 계열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는 올해만 100건이 넘는다. 지난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의원(정의당)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PC 계열사 4곳에서 올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산재 피해를 당한 사람은 모두 115명이다.
SPC 그룹의 부실한 사후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망 사고가 난 평택 파리바게뜨 공장은 사고 다음 날에도 같은 공장의 다른 라인에서 작업이 이뤄졌고, 사망한 근로자의 장례식장에 '조문객 답례품' 명목으로 빵을 두고 가는 행태로도 빈축을 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SPC 계열 브랜드의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경북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부터 SPC 불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75개의 공감을 얻었다.
지난 23일에는 SPC 계열사를 정리한 'SPC 브랜드 모음'이라는 글이 올라와 불매를 부추기는 듯한 모습도 확인됐다. SPC 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이커리, 커피, 유통 등 모두 28개 브랜드가 계열사로 파악된다.
두 딸을 둔 김모(56·경산 옥산동) 씨도 "자식과 비슷한 또래인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것도 안타까운데, 그룹의 대처도 아쉬워 SPC 브랜드를 이용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반면 "SPC 브랜드의 가맹점주가 무슨 죄냐"며 불매운동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장모(31·대구 달서구) 씨는 "SPC 브랜드가 한, 두 개도 아니고 다 불매할 수는 없다"며 "또한 불매운동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히면 가맹점주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연이은 SPC 그룹 관련 사고에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SPC 그룹에 사과와 대응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SPC 그룹에 ▷유족들과 현장 노동자에 대한 사과 ▷제대로 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 ▷산재 예방 시스템을 통한 안전한 일터 보장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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