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곡관리법 개정안 단독 처리, 민주당의 포퓰리즘 폭주

입력 2022-10-20 05:00:00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쌀 시장 격리(정부 매입)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개정안을 직권으로 상정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빠진 가운데 재적 의원 18명 중 찬성 10명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값 안정을 위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법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일 경우 정부가 그 범위 내에서 구매하도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쌀값이 5% 이상 떨어지거나 수요 대비 생산량이 3%를 넘어가면 무조건 사들이도록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매년 1조4천억 원의 세금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며 쌀 공급 과잉, 농업 구조조정 저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민주당이 문제가 적지 않은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쌀 농가를 의식한 포퓰리즘 이외엔 설명하기 어렵다.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임위 처리는 '이재명표 당론 법안' 통과의 첫 포문이어서 우려가 크다. 이재명 대표의 중점 법안 1호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 강행을 시작으로 민주당은 169석 거대 의석을 앞세워 노란봉투법 역시 밀어붙일 태세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노동조합이 불법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사용자가 노조와 조합원에게 손해배상 청구나 가압류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조 표를 노린 포퓰리즘 법안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포퓰리즘 입법 폭주는 이것만 아니다. 민주당은 기초연금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올리고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인기 영합 정책으로 비판받았던 기본 소득·주택·대출 시리즈 공약을 확대한 '기본 사회'까지 들고나왔다. 연간 50조 원이 넘는 기본 소득 재원 마련도 어려운 마당에 기본 사회 실현엔 천문학적 예산이 들지만 이 대표는 재원 마련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표만 좇는 이 대표와 민주당의 포퓰리즘 폭주가 어디까지 치달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