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핵 대응책은 핵 밖에 없다"

입력 2022-10-18 14:49:17 수정 2022-10-18 18:04:12

"전쟁 잊으면 전쟁 맞아"…北 예측 불가능한 특이 집단
국내외 안보 정세 매우 엄중…美 전술핵 한반도 배치 공감
여야 한마음 태세 확립 필요
대구경북 다부동 전투 선양, 호국·나라사랑 정신 필요
최고의 보훈이 최상의 안보…참전용사 낮은 수당 어려움

신상태 향군회장은
신상태 향군회장은 "전쟁을 기억해야하고,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안보 의식을 당부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회원만 1천만명에 달하는 예비역 결사체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민간 차원의 안보 보루인 향군을 이끌고 있는 신상태 회장은 현재의 안보 상황을 "엄중하다"라고 규정한 뒤 "전쟁을 잊고 있으면 전쟁을 맞고 만다"며 철저한 대응을 강조했다. 북핵 대응과 관련해선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와 운용을 현실적 방안으로 거론했다.

-대한민국이 안보위기를 겪고 있다. 현 상황을 진단해달라.

▶지금 국내외 안보 정세가 매우 엄중한 시기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북한이 시도 때도 없이 각종 미사일과 장사정포 등을 쏘면서 위협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북핵 실용화와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이 예측되는 상황 아닌가. 이에 따라 북핵과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이 다각도로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또는 실질적인 운용 방안 등을 전문가들이 제기하는데 공감한다. 핵에 대한 대응책은 핵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북의 도발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데.

▶국가 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 북의 위협적인 행동을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북한이 저러다 말겠지. 설마 엉뚱한 행동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우려스럽다. 너무 안이한 인식이다. 북은 상식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특이한 집단이다. 비정상적인 형태의 어떠한 도발을 할지 알 수 없다. 국가가 있어야 직장이 있고 가정이 있고 내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북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본다.

-재향군인회 차원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향군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안보단체로서 튼튼한 안보 지원이 최우선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향군이 안보 전선에서 직접 뛰는 현역이 아니기에 한계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향군은 안보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사안에 따라 등급을 정해놓고, 그 사안의 경중에 따라 성명서 발표, 규탄집회, 정부기관 방문·대책 건의 같은 대응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어야 한다. 북한은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로 그들이 의도하는 남북관계의 긴장 조성과 남남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현실을 냉엄하게 직시해야 할 때다.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전문가들은 장기불황도 예측하고 있다. 국내외적인 불안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향군은 국민의 총력안보 태세를 다지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시·도회를 비롯해 시·군·구회, 읍·면·동회에 이르기까지 전국 조직을 잘 가동하여 지역은 물론 국가 전체가 안보에 대한 정서적·심리적 태세를 확립하고 튼튼히 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취임 6개월이 됐는 데 소회는?

▶향군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향군의 변화와 혁신으로 위상을 회복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회장으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을 모시고 창설 70주년 행사를 거행했다. 참석자 모두 한결같이 향군을 성원하면서 지지를 약속해 안보 위기 속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 취임 이후 여러분을 만났는 데 '회장이 직접 이렇게 뛰어다니느냐'라는 말을 하곤 했다. 향군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같아 힘을 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향군 내부에서 부정적인 자세들이 거의 사라졌고,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 변화다.

-비(非)장성 출신으로 향군 회장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사실 중소기업을 몇 개 안정적으로 경영해왔다. 그런데 총력안보를 위한 국가적 자산인 향군을 건실하고 튼튼하게 재건해야겠다는 믿음으로 나서게 되었다. 그동안의 기업경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군의 재정적 어려움 극복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향군 정신 회복도 과제다. 그게 회장인 저에게 맡겨진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대구경북은 6·25 때 다부동 전투 등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낙동강 방어 전투에 대한 교과서 수록 같은 선양 사업이 필요하지 않나?

▶6·25 전쟁의 신화인 다부동 전투를 더욱 많이 알리고, 기념해야 마땅하다. 호국보훈 선양은 매우 소중한 가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호국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에게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소중함을 일깨워줘야 한다. 그러자면 교과서를 통해 올바른 국가관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정치이념을 주입시켜서는 안 된다.

-제대 군인 예우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

▶무엇보다 6·25 참전용사 수당이 월 35만원인 것이 안타깝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참전용사에게 주는 수당이 과연 적절한 수준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여타 다른 보훈대상자에게 주는 혜택과 형평성이 맞는지도 검토할 때다. 참전용사를 홀대하면서 유사시 청년들에게 전선으로 달려가라고 어떻게 요구하겠나. 윤석열 대통령도 제대군인의 예우와 관련, "최고의 보훈이 최상의 안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라며 "러시아의 예비군 30만명 징집령에 따른 부작용과 반발 등을 보면서 전쟁과 군대, 국가 안보와 호국 보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6·25참전 용사 참전수당이 기초 노령연금수당과 비슷한 현실이 개선되어야 진정한 호국보훈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거 국가 안보의 주역을 예우하고 존경할 때만이 미래 국가 안보의 기둥인 청년들에게 애국과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핵 이외에 북핵 대응책이 없다고 역설하는 신상태 회장. 이무성 객원기자
핵 이외에 북핵 대응책이 없다고 역설하는 신상태 회장. 이무성 객원기자

-정치권이 안보를 정쟁화 한다는 비판이 큰 데?

▶군대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규모 연합훈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오늘날 대다수의 국가들은 이해관계가 비슷한 경우 동맹이나 연합방위체제 등을 구축해 실질적인 대비를 하는 추세이다. 한미일 연합방위 훈련은 이전에도 수차례 해왔던 것으로서 북의 예측 불가한 군사적 행태를 염두에 두고 보면 앞으로 그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쟁을 잊고 있으면, 전쟁을 맞게 된다'는 경구가 있다. 손자병법에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이라는 말도 있다.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수많은 국민들이 죽고, 다치고, 국토는 폐허가 될 수 밖에 없다. 전쟁을 기억해야하고,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전쟁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나라를 감히 넘보는 얼간이가 어디 있겠나?

◆신상태 회장 누구

향군 70년 역사상 비(非)장성 출신으로 회장(제 37대)에 첫 당선된 주인공이다. 70%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돼 주위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임기는 4년이다. 당선 뒤 "정권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국가 안위와 안보만 바라보겠다"며 이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경북 구미가 고향으로 구미전자공고를 졸업했다. 육군3사관학교 6기로 건국대 행정학과를 마치고, 부동산학 석사·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향군 34, 35대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1952년 설립된 향군은 예비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회비를 내는 정회원만 약 13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안보단체다. 신 회장은 현재 한국PLA·애프디인더스트리·상원무역·천우기업·송현산업 회장으로 있지만 국가 안보와 향군 정상화를 위해 경영과는 잠시 거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