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표 대구사회복지사협회장 "외롭지 않은 복지 현장을 꿈꿉니다"

입력 2022-10-16 13:50:33 수정 2022-10-17 10:16:33

"실무 복지사들 기 살려주는 것 서비스 제대로 받는 지름길"
"처우 개선 지금부터 논의해야, 12월 한국복지사협회장 출마"

김석표 범물종합사회복지관장. 이화섭 기자.
김석표 범물종합사회복지관장. 이화섭 기자.

신학을 공부하던 한 청년이 갑자기 찾아온 병마로 인해 자신이 어디에 쓰여야 함을 알게 됐다. 그 청년은 열심히 갈고 닦아 대구 지역의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사업에 자신을 던졌고, 지금은 자신과 같은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구시사회복지사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석표 범물종합사회복지관장이 그 청년이다.

김 관장은 지난 8월부터 범물종합사회복지관의 관장이 됐다. 그 전에도 김 관장은 노인 요양 기관의 대표로 18년간 근무해 왔다. 김 관장이 노인 복지에 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언제였는지 궁금했다.

"목사가 되기 위해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중 몸이 아팠어요. 류머티즘 관절염이라고 하더군요. 만성적인 질환이니까 공부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노인'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우리나라도 '고령화'에 관한 이야기가 차츰 나올 때여서 '노인학'에 대한 공부를 해 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신학을 접고 노인학과 사회복지와 관련된 공부를 다시 시작했지요."

그렇게 해외에서 공부를 하고 '노인 복지'에 대한 개념이 지금보다 제대로 자리잡히지도 않았던 때에 노인 요양 기관에서 일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리고 3년 전부터 대구시사회복지사협회장에 선출돼 대구지역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다양한 일을 해 오고 있다. 김 관장은 협회장으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들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 사회복지 대상자들이 제대로 된 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지름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지난해부터 '대구형 단일임금체계'라 불리는 사회복지사들의 임금 체계 개선을 이끌어냈습니다. 분야에 따라 임금이 차등 적용되던 걸 어느정도 해소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행정 당국의 간섭, 일부 시설에서 자행되는 부당한 처우, 복지대상자들이 가끔 보여주는 과도한 요구 등이 사회복지사들을 주눅들게 하고 기를 꺾기도 하더군요. 협회장이 되면서 가장 중점에 둔 것이 '복지사들이 혼자 아픔을 감내하지 않도록 옆에 있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김 관장은 지금처럼 사회복지사들의 일방적인 희생이 계속된다면 결국 이에 대한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서는 불필요한 갈등까지 겪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라도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을 지금부터라도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만큼 전문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김 관장은 주장한다. 자격증을 얻고 나서도 보수교육이나 전문성 유지 교육이 부족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관장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제도의 선진적인 면모를 알리고 다른 나라의 선진화된 부분을 배우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들의 국제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오는 12월에 있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에 출마를 결정한 김 관장은 우리나라 사회복지 실무자, 정책 입안자들이 가져야 할 정신을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라'라고 말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라'(Leave no one behind)는 문장은 UN이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달성하기로 한 인류 공동의 의제입니다. 이 문장처럼 사회복지 대상자도, 사회복지 실무 담당자도 지금처럼 소외되지 않는 사회복지 현장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김석표 범물종합사회복지관장. 이화섭 기자.
김석표 범물종합사회복지관장. 이화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