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크림대교' 복구 수개월 걸릴 듯…푸틴 '핵보복' 가능성 촉각

입력 2022-10-10 13:01:20 수정 2022-10-10 13:13:49

우크라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 없어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케르치해협대교(이하 크림대교)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이 일어나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케르치해협대교(이하 크림대교)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이 일어나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유일한 다리인 케르치해협대교(이하 크림대교)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추정되는 대형 폭발이 일어나 다리 일부가 붕괴됐다. 핵심 보급로인 크림대교가 무너지면서 러시아군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당국과 CNN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오전 6시쯤 러시아에서 크림대교를 통해 크림반도로 향하던 트럭이 폭발해 도로가 끊겼다. 차량용 도로 뿐 아니라 옆의 철도 교량에도 불이 옮겨붙으면서 석유를 싣고 있던 화물열차 유조차량 7량도 함께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SBU가 이번 폭발을 기획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SBU는 사고 발생 이후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유명 시인의 시 구절을 인용, "새벽녘 다리가 아름답게 불타고 있다"고 올렸다. 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불타는 크림대교 사진과 여배우 매릴린 먼로가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합성한 영상을 올려 전날 70세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을 조롱했다.

해당 사고를 두고 외신은 크림대교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 군수물자 핵심 보급로라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을 더욱 궁지에 몰리게 할 치명타가 됐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크림대교의 완전 복구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폭발을 테러로 규정하고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정권의 반응은 테러주의자의 속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러시아 영토'가 공격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푸틴 대통령이 핵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림대교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점령해 강제 병합한 것을 상징하는 곳이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푸틴 대통령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CNN은 이번 폭발이 "푸틴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을 돕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