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성금, 아직도 390억 미집행

입력 2022-10-09 15:44:09 수정 2022-10-09 18:44:33

절반 주인 못 찾아 이재민 여전…재해구호협회 "조사 후 지원 탓"

울진군의회가 산불피해 성금 결의안을 채택했다. 울진군의회 제공
울진군의회가 산불피해 성금 결의안을 채택했다. 울진군의회 제공

경북 울진 산불 피해 복구 등에 모인 성금 중 400억원 가까이가 아직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울진군과 모금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울진을 비롯한 동해안에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복구 등에 써달라고 이날까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비롯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적십자사에 모인 성금은 820여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산불이 진화된 지 7개월이 다 돼가지만 이 중 400억원 정도가 피해 주민들에게 배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해구호협회는 4월과 8월 2차에 걸쳐 102억원과 88억7천만원 등 190억7천만원을 배분했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9월까지 3차례에 걸쳐 190억5천만원을, 적십자사도 3차에 걸쳐 47억8천만원을 배분했다.

하지만 390억원 정도는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이에 울진 등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빠른 성금 배분을 요청하고 있다.

울진군의회는 최근 '울진 산불 재해구호 성금 지원 현실화 결의안'을 채택하고 "울진 군민의 일상 회복이 늦어지는 만큼 구호 성금을 남기지 말고 신속하게 전액 집행할 것"을 촉구했다.

군민들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임시 조립식 주택에 살고 있는 이재민들이 있다"면서 "성금이 하루 빨리 배분돼 겨울을 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520억원의 성금을 모은 재해구호협회는 중복되거나 편중되지 않도록 배분하기 위해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재해구호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행정안전부와 기부금 단체가 기부금협의회를 만들어 9차 회의를 통해 성금을 지원했다"며 "이재민은 답답하고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신속한 것 못지않게 편중되거나 누락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조사를 거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