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무너뜨린 쓰레기 묵묵히 치운 어린이 찾았다…'착한 어린이상'

입력 2022-10-08 08:12:29

서곶초등학교 4학년 조상우 군

강범석 인천서구청장이 길거리 쓰레기더미를 정리한 조상우 군에게 착한 어린이 상을 전달한 뒤 포즈를 취했다. 인천 서구청 제공
강범석 인천서구청장이 길거리 쓰레기더미를 정리한 조상우 군에게 착한 어린이 상을 전달한 뒤 포즈를 취했다. 인천 서구청 제공

길거리를 지나가던 어른이 무너뜨리고 간 쓰레기 더미를 묵묵히 정리한 초등학생이 구청장 표창을 받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꼬마 영웅을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글쓴이가 공개한 영상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인천 서구 빈정내사거리에서 찍힌 블랙박스 영상으로, 성인 남성이 바삐 길을 가며 길거리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를 무너뜨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지나쳐 버렸다.

이때 뒤에서 자전거를 끌고 오던 한 아이가 자전거를 세운 뒤 길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집만한 박스들을 정리한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도 끝까지 상자들이 다시 쓰러지지 않는지 지켜봤다.

글쓴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쌓여있는 분리수거 물품에 부딪힌 후 분명히 보았는데도 정리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며 "그런데 뒤따라 오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친구가 가던 길을 멈추고 정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 같은 어른으로서 낯부끄러운 장면이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어른은 되지 맙시다"라며 "아이 덕분에 훈훈한 퇴근길이었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는 조상우군의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 보배드림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는 조상우군의 모습이 담긴 영상 캡처. 보배드림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크게 될 아이다. 무지한 어른들 개의치 않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흐뭇하다. 꼭 찾아서 상 줬으면 좋겠다" "착하고 야무지네"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다" "대견하다"라며 아이를 향한 칭찬을 쏟아냈다.

이 같은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주인공인 초등학생이 인천시 서구청으로부터 표창을 받게 됐다.

인천시 서구는 7일 에게 구청장 표창인 '착한 어린이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서구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영상을 접하고 관할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수소문한 결과 조군을 찾았다.

조군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상까지 주셔서 기쁘다"며 "부모님이 평소 말씀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우리 동네와 이웃을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