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위상 다시 회복하겠다"…'다시 새마을운동, 그리고 세계로' 새 슬로건으로 내세울 것
"새마을운동이 잘살기운동이었다면 새로운 새마을운동은 제대로 살기 운동으로 갈 것"
"구미 등지에서 중앙회 이전 제안 있어…총의 모아 좋은 방안 있다면 모색해볼 것"
국회를 떠난뒤에는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국회의원 시절보다 훨씬 더 날렵해진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2년여전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뒤 공직생활 시작하고 42년만에 처음으로 쉬어봤다고 얘기한 그는 운동을 통해 체중을 7kg 가량 뺐다고 했다. 국내 180여만명의 회원을 이끄는 역할은 물론, 지구촌 새마을 시범마을·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 등을 통해 전세계로 뻗어나간 세계적 브랜드의 매니저로서 새출발을 하는 그는 준비 상태가 탄탄해보였다.
26대 회장으로서 지난달 29일 취임한 그는 집무실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역대 회장들의 사진을 볼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새마을운동의 새 리더로서 '다시 새마을운동, 그리고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국민과 유리돼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새마을운동을 국민속으로 돌려놓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그와의 만남은 지난 6일, 경기도 성남 분당의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이뤄졌다.
- 국회의원·대구 달서구청장 등을 지냈던 곽대훈이 새마을운동의 리더로 다시 돌아왔다. 새마을운동과 인연이 있었나?
▶대구시 새마을과가 1990년대 초반에 국민운동지원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간판 바꿔달고 첫번째 과장을 내가 했다. 꼭 30년전으로 1992년이다. 이후 내가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을 했으니 또다시 새마을운동 관련 주무국장을 맡은 것이고, 대구 서구와 달서구청 부구청장 재직기간 5년에다 달서구청장 10년까지 더하면 넉넉하게 20년은 새마을운동활동 과정과 인연을 맺어왔다. 새마을운동 현장에서 수십년 함께 해왔다.
- 새마을운동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농촌의 대변혁 등 대한민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새마을운동의 역할은 지대했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 새마을운동의 위상은 어디쯤 와 있다고 보는가?
▶국민들과 유리돼있다는 목소리가 크고 새마을지도자들의 어깨도 다소 처져있다. 새마을지도자 비율을 보면 60세 이상이 45%나 되고 40세 미만은 2.7%에 불과하다. 지난 5년간 회원 숫자도 200만명에서 18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어떤 수치로 보더라도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하다.

- '요즘 시대에 새마을운동이 과연 적실성있는 이야기인가'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는데?
▶박정희 대통령 때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를 바꿔놨다. 절대적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수면 밑에 잠재돼있던 국민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역할을 했다. 과거 내가 어린시절만 해도 농사든 뭐든, 현재 상황에 만족하고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사회였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을 통해 가난을 숙명으로만 여기지 않고 누구나 근면하고 성실하고, 자조하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됐고 그 꿈은 현실화됐다.
- 지금 시대에 맞는 새마을운동의 실현, 그리고 재도약은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면 어떤 모습일까?
▶'다시 새마을운동, 그리고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갖고 새로운 비전을 보일 것이다. 과거 새마을운동처럼 도랑치는 방식은 안된다. 예전의 새마을운동이 대성공을 거뒀듯이 국민의 에너지를 새롭게 모으는 역할부터 할 것이다. 새마을운동이 잘살기운동이었다면 지금의 새마을운동은 제대로 살기 운동으로 갈 것이다. 사용자는 사용자답게, 근로자는 근로자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마을운동이 이끌어볼 작정이다. 이로 인해 좋은 이웃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우리 사회가 변해갈 것이다. 이렇게되면 자연스럽게 새마을운동이 다시 각광받게 된다.
- 새마을운동은 180만명이라는 회원 숫자가 말해주듯 다양한 활동이 왕성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업들이 진행돼왔나?
▶우리나라 최대 국민운동 단체로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직접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가 무서운 결과를 낳고 있지 않은가? 새마을운동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환경보존운동부터 적극적으로 한다. 물이든, 전기든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한다. 새마을회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1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실천에 나선다. 이웃이 사라지고 있다는 걱정이 갈수록 깊어질만큼 인정이 메마른 사회에서 정부가 지켜주지 못하는 영역에서 사회안전망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전해주고 다문화가정과 새마을회원들이 결연을 맺는다. 구호가 아닌 직접 행동하고 실천하면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새마을운동의 역할이다.
- 새마을운동의 가치, 그리고 실제 역할을 잘 안다면 젊은 세대들도 새마을운동에 마음을 열어 '다시 새마을운동'이 가능할 것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요즘 젊은 세대들이 새마을운동에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 65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58개 대학에서 대학새마을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대학생들이 농촌일손돕기, 소외계층 돌봄, 환경보존운동 등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활동의 동역자가 돼주고 있다. 이제 젊은 세대가 새마을운동을 향해 충분히 다가섰으니 지구촌 새마을운동과 연계시켜 대학생들이 방학 때 지구촌의 새마을운동 현장으로 나가는 사업도 본격화할 것이다.
- 새마을운동이 이미 오래전부터 수출돼 지구촌 새마을운동이 이미 브랜드화됐다는데 새마을의 세계화는 어느 정도인가?
▶지구촌에서 새마을운동 활성화 사업을 펴는 것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난했기에 해외 원조를 많이 받았다. 이제 선진국이 된 우리나라는 국제적 책무가 커졌고 이를 이행해야한다. 이런 차원에서 새마을운동이 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20개국에서 92개 새마을 시범마을을 만들어 마을 환경을 크게 바꿔놨다. 올해도 10개 나라, 42개 마을을 새마을시범마을로 조성했다. 아시아에서 라오스·동티모르·키르기즈스탄·캄보디아, 아프리카 부룬디와 우간다, 오세아니아의 파푸아누기니, 피지, 중남미의 온드라스, 도미니카공화국 등이다. 2016년에는 세계 46개국 새마을회를 연결해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UGL)를 만들었다. 이제는 새마을운동이 세계적 네트워크로 발돋음했다.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새마을운동은 빈곤퇴치와 관련돼 유네스크 세계기록유산으로도 이미 등재됐다. 이제 확고하게 세계적 브랜드가 됐다.
- 조금 예민한 문제인것 같은데 물어봐야할 것 같다. 새마을운동의 구심점인 중앙회 본부 위치가 경기 성남인데, 왜 여기에 터를 잡았느냐는 물음표가 있다. 대구경북이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데 중앙회 본부를 새마을운동의 정통성을 고려해 옮길 생각이 있나?
▶새마을운동의 창시 역할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면서 파격적 조건으로 중앙회 이전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경북이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만큼 활동을 정말 잘 하는데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 같다. 그런데 구미 뿐만 아니라 충북에서도 똑같은 이전안 제시가 있는 등 이전을 원하는 지자체가 다수 있다. 지금이라도 부지를 매각하면 이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이 마련된다. 그래서 이전이 어려운 작업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결정에는 새마을 지도자 뿐만 아니라 회원 모두의 총의가 모아져야한다. 토론과 협의를 통해 더 나은 미래적 결정이 나온다면 따라야할 것이다.

- 전임 염홍철 회장의 임기 중 중도 사퇴로 인해 2024년 2월말까지, 일단 잔여 임기를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포부를 크게 세우고 있나?
▶공직생활하면서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할 뿐이다. 새마을 회원 200만 명 회복이라는 계량적 목표부터 달성해낼 것이다. 새마을운동의 불을 붙인 박정희 전 대통령 장녀이자 '제2새마을 운동'을 주창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 고향인 대구 달성군에 터를 잡았는데 달성군 동네마다 새 새마을회장 취임 축하 현수막이 걸렸다고 들었다. 응원을 에너지로 삼아 엄중한 자세로 새마을운동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것이다.
◆곽대훈
1955년생
경북고·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수료
제22회 행정고시 합격
대구시 행정관리국장·달서 부구청장
대구 달서구청장 3선
제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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