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감축법 우려에…해리스 "우려 해소 방안 챙겨보겠다"

윤 대통령, 29일 방한한 해리스 미 부통령 접견
한미관계 강·북한 문제 등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방한한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85분 간 접견하고, 한미관계 강화 방안을 비롯해 북한 문제, 경제안보, 주요 지역 및 국제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양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 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고 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필요 시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양국 정상 차원의 합의 사항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정책 법제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 같은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밝혔다.

한미 간 우주 협력 강화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우주 개발을 적극 주도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한미 간 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여지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적극 공감을 표시하면서 양국 간 우주 협력 강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가자고 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 공식 방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한 것은 강력한 한미동맹에 대한 양국의 굳건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런던과 뉴욕 등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여러 차례 만나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에 대해 긴밀히 협의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한 또 다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 정상 간 뉴욕 회동과 관련한 한국 내 논란에 대해 미국으로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 주 런던과 뉴욕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역내 평화·안정을 위한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내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한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세부 계획을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만남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또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장치를 가동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