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에 국내 증시 '휘청'…깊어지는 한은의 고민

입력 2022-09-22 17:59:35 수정 2022-09-22 20:08:40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4.90p(0.63%) 내린 2,332.31로 거래를 마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3.48p 내린 751.41으로,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4.90p(0.63%) 내린 2,332.31로 거래를 마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3.48p 내린 751.41으로,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미국 통화당국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을 단행하자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사상 처음 6연속 기준금리 인상 기록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금통위 내부에서는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장과 경제주체들도 당분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지만, 문제는 인상 폭과 속도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5일 0.25%p 인상을 결정한 뒤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0.25%p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0.25%p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도 진정되지 않고 물가 상승을 부추기거나, 연준의 잇따른 자이언트 스텝으로 원화 절하, 물가 상승, 자금유출 압력이 커질 경우 한은도 7월에 이어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빅 스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충격이 오면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꿔 말하면 예상 밖의 충격이 커지면 빅 스텝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달 29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도 그는 "미리 약속하고 싶지는 않다.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해야 한다"고 빅 스텝 여지를 남겼다.

김성호 NH투자증권 WM사업부 차장은 "연준이 0.75%p 금리 인상을 올릴 것이라는 게 확정적 분위기였다. 오히려 1%p 인상 이야기가 나오면서 미국 금리 상단이 어디로 가느냐가 관심사였다"면서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이 금리 상단을 4.6%까지 더 열어버리면서 시장이 흔들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증시 보다는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고, 미국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더욱 주목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면서 투자심리가 급랭했다"면서 "현재는 시장에 참여하는 이보다 관망하는 이가 많은, 다시 말해 활성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한두 가지 악재에도 시장이 충격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보다 14.90p 내린 2,332.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은 2,310선에서 하락 출발해 장중 한때 2,300선까지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으나 개인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 소폭 회복하면서 2,330선을 간신히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