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경비병, 다치지 않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영구가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된 가운데 이를 지키던 백발의 경비병이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쯤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스코틀랜드 왕실 경호부대 '로열 궁수대(the Royal Company of Archers)' 소속 경비병 한 명이 여왕의 영구를 지키던 도중 쓰려졌다.
BBC가 보도한 영상을 보면 해당 경비병은 근무 교대를 위해 연단에 올랐고, 영구 아래쪽 단상에서 긴 의례용 지팡이를 들고 있던 경비병은 여러 차례 비틀거리더니 결국 몸의 균형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경비병이 쓰러지면서 고요하던 홀 안에는 '쿵' 소리가 울렸다. 그가 쓴 모자가 벗겨지면서 흰머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인근에 있던 경찰 2명과 관계자는 경비병이 넘어지자 곧바로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그러나 영구를 지키던 다른 경비병과 왕실 근위병들은 미동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이 장면은 영국 BBC가 생방송으로 송출한 영상에 포착됐다. BBC는 경비병이 쓰러지자 잠시 화면을 건물 외관으로 전환했다. 8분 뒤 다시 화면으로 돌아왔을 때 쓰러진 경비병을 제외한 3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비병은 크게 다치지 않았으며,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상원은 "경비병 중 한 명이 일시적인 건강 문제를 겪었다"면서도 경비병의 건강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로열 궁수대는 약 530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드시 스코틀랜드 국적을 가지고 있거나 국가와 깊은 연관이 있어야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서 있는 경비병들은 근무 여건 탓에 기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거나 더위, 탈수, 피로 등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병들은 기절할 때 옆으로 넘어지거나 몸을 지지하기 위해 근처에 있는 것을 잡아서는 안 되며, 얼굴 먼저 바닥에 닿게 앞으로 넘어지는 것이 '모범적인 방법'이라고 교육받는다.
여왕의 영구는 왕실 근위대와 런던 타워 경비대가 24시간 지킨다. 경비병들은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오는 19일까지 6시간씩 4교대로 근무한다.
경비병은 20분간 영구를 지킨 뒤 40분간 휴식을 취한다. 다만 근무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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